'올드보이' 이한구의 고령 후보 겨눈 '칼춤' 결과는...
입력 2016.03.09 09:06
수정 2016.03.09 09:09
65세 이상 중진 컷오프설에 ‘좌불안석’
논란 일자 “획일적 기준 없다” 선 그어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칼을 갈고 있다. 그 칼끝은 고령 예비후보들을 향해 있다. 현역이든 정치 원로든 가릴 것 없이 대규모 물갈이를 시작하면서 예비후보들은 좌불안석이다. 특히 공관위가 65세 이상 현역 의원에 대해 추가 정밀 심사를 진행키로 하면서 연일 술렁이고 있다.
‘고령 컷오프설’은 지난 4일 터져 나왔다. 지라시로 결론난 살생부 명단에 이름을 올린 김태환 의원(73·경북 구미을)이 현역 1호 컷오프 대상이 됐다. 그동안 당 내에서는 공관위가 고령의 중진 현역 의원을 물갈이 시킨다는 소문이 돌았다. ‘친박계’로 분류되던 김 의원의 낙천이 이를 증명했다는 분석이다.
공관위원인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이 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영남 지역에 3선 이상 의원이 수두룩하다. 그분들이 4선이 되면 할 일이 당대표나 최고위원, 국회 부의장,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정도 아닌가. 이런 문제에 대해 공관위원들이 공감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그 규모는 대거 커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당 내에서는 공천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3선의 65세 이상 의원 20여 명의 거취가 주목된다. 앞서 이 위원장의 칼끝이 ‘비박계’를 향해 있다는 전망이 있었지만, 김 의원의 낙천으로 친박계도 예외는 아니라는 분위기다.
당장 비박계 강길부 의원(74·울산 울주)은 8일 기자회견을 열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2년 후 대통령선거 때에는 73세가 되는데, 그럼 65세 이상이니 대선후보 경선에서 원천배제 할 것이냐”며 “세대 교체도 좋고 혁신도 좋지만 최소 경선의 기회는 줘야 할 것 아니냐. 나이가 많다고 경선도 안 시켜주면서 새누리당이 65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표를 달라고 할 명분이 있느냐”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자 여의도 재입성을 노리는 고령의 예비후보들도 마음이 편치 않다. 현역은 아니지만 ‘컷오프 기준’에 들어맞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예비후보로 등록한 현역 의원을 포함, 60세 이상 예비후보는 400명이며, 이 중 70세 이상은 34명이다. 이번에 당선될 경우 3선 이상이 되는 의원들도 일부 있다. 현역 의원뿐 아니라 전 국회의원을 향해서도 컷오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논란이 커지자 이 위원장은 8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65세라고 경선을 참여시키지 않는다든지 획일적인 기준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오전에 연 브리핑에서는 ”20대 국회는 분명히 달라져야 한다. 공천하는 사람도 옛날하고는 다른 기준으로 선정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런 기준으로 보면 현역 의원들 중에는 과연 거기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한 바 있다.
한편, 공관위는 8일 총선 후보자 추가 공모에 따른 면접을 마무리하고, 이번주 내로 2차 공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