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애인에 카톡 2만여건 보낸 20대 ‘입건’

경찰 “상대가 원하지 않는 메시지 반복적으로 보내면 엄연한 범죄”

8일 경찰은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협박성 메시지를 상습적으로 보낸 20대 남성을 불구속 입건했다. (자료사진) ⓒ연합뉴스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수시로 협박성 메시지를 보낸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8일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에게 협박성 메시지를 상습적으로 보낸 혐의로(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A 씨(26)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무직인 A 씨는 2015년 9월 헤어지자고 요구한 여자친구 B 씨(27)에게 다시 만나자며 5개월간 매일 수백건씩, 총 2만여 건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A 씨는 ‘나올 때까지 집 앞에서 기다리겠다’, ‘다른 남자를 만나면 칼로 손목을 자르겠다’ 등 협박성 메시지를 다수 보냈으며, B 씨가 다니던 학원이나 이용하는 지하철역 앞에서 ‘너를 기다린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장소 사진을 찍어 보내고, 유리조각으로 자신의 손을 그어서 상처가 난 사진을 보내기도 했다.

취업준비생인 B 씨는 사회활동에 제약이 생길 것을 우려해 연락처를 바꿀 수 없어 카카오톡에서 A 씨를 차단하는 정도의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A 씨는 카카오톡 회원 탈퇴·가입을 반복하면서 집요하게 B 씨를 괴롭혔다.

경찰이 나서자 A 씨는 조사에서 "여자 친구를 보고 싶은 마음에 문자를 보냈다. 잘못이란 것은 알고 있었지만 사랑을 전달하기 위한 행동 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로부터 다시는 B 씨에게 접근하거나 연락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아냈으며, B 씨에게는 피해자 심리 상담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매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협박성 메시지를 보냈지만 두 사람이 실제로 만난 적은 없어 불구속 입건했다"며 “연인 사이라 하더라도 상대가 원하지 않는 문자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내면 엄연한 폭력 범죄에 해당하므로 적극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