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딸’살해 암매장 사건, 집주인에 살인죄 적용

엄마가 자리비운 뒤 큰딸 추가 폭행, 쇼크상태 방치

큰딸 살해 암매장 사건 피의자들이 경남 고성군의 한 체육관에서 현장검증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큰딸'을 상습적으로 폭행해 숨지게 하고 사체를 암매장한 엄마 등 관련자 5명이 학대치사, 살인죄 등 혐의로 기소됐다.

8일 경남 창원지검 통영지청은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큰딸(7)의 엄마 박 씨(42)를 상해치사·아동복지법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하고, 집주인 이 씨(45)에게는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해 기소한다고 밝혔다. 박 씨와 함께 살던 친구 등은 시신유기를 도운 혐의를 받았다

지난 2월 경찰 수사결과에 따르면 2011년 10월 경기 용인시 이 씨의 집에 얹혀살던 박 씨는 포장용 테이프로 큰딸을 의자에 묶고 입을 막은 뒤 회초리로 폭행을 가한 뒤 방치해 큰딸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 큰딸이 사망하자 일당은 시신을 이틀간 차량에 싣고 다니다 경기도 광주의 한 야산에 암매장했다.

이어서 추가 조사에 들어간 검찰은 박 씨가 큰딸을 폭행한 뒤, 이 씨가 2차로 4시간 동안 큰딸을 폭행했고 큰딸이 쇼크 상태에 빠졌는데도 범행 적발이 두려워 119신고 등 긴급 구호조치를 하지 않고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추가로 발견했다. 검찰은 당시 출근해 있던 박 씨가 수사를 받으면서야 이 씨의 범행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씨는 큰딸을 학대하는 박 씨에게 “동네 시끄럽게 하지 말고 입을 틀어막아서라도 교육시켜라”, “애가 ‘다 죽여버린다’고 했는데 애를 살인자로 키울거냐,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도 못하고”라며 학대를 지시·강요한 혐의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