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만하세요" 오준 대사 깜짝 한국어 발언 '눈길'
입력 2016.03.03 11:20
수정 2016.03.03 11:21
대북제재결의안 채택 후 북한 추가도발 중단 촉구하며 한국어 발언
오준 "핵개발 중지가 북한 자신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것 전달하려"
오준 유엔 주재 한국대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북한의 추가도발 중단을 촉구하며 한국어를 사용해 화제가 되고 있다.
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안보리가 제2270호 대북제재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직후 발언권을 얻은 오 대사는 "북한이 지금 도발을 멈추지 않으면 돌아오기 어려운 지점을 지나버릴 것"이라면서 북한 지도자들을 향해 한국어로 “이제 그만하세요”라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그는 3일 일부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번 한국어 발언 배경을 설명했다.
오 대사는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더 이상 도발하지 않고 핵개발을 중지하는 것이 북한 자신을 위해서도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호소력있게 전달하려고 일부러 우리말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또 CBS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이렇게까지 강한 제재를 받게 된 것이 북한 자신을 위해서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고, 우리가 같은 민족으로서 그런 무기를 개발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점을 전달하기 위해 일부러 다른 이사국들도 들으라고 한국말 표현을 썼다"고 설명했다.
오 대사는 지난 2014년 말 안보리 회의에서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북한 주민은 그저 ‘아무나’(anybodies)가 아니다"며 "비록 그들이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없고, 그 분단의 고통은 엄연한 현실이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겨우 수백km 떨어진 곳에 그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이라는 내용의 즉흥 연설로 눈길을 끈 바 있다.
당시 "먼 훗날 오늘 우리가 한 일을 돌아볼 때, 우리와 똑같이 인간다운 삶을 살 자격이 있는 북한 주민을 위해 ‘옳은 일을 했다’고 말할 수 있게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는 말로 끝맺음한 연설은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전 세계에 공유됐고, 이를 본 네티즌들로부터 '감동 연설'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한편, 오 대사는 이날 라디오에서 이번 대북제재안 채택의 의미에 대해 "제재 내용이 강하다는 부분도 중요하지만 (북한이) 도발을 계속할수록 점점 더 불이익이 커진다는 데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이 이번 제재안에 반발해 추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제재가 더 강화될 뿐 아니고 국제사회가 그걸(도발을) 가만히 받아들이거나 좌시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줬기 떄문에 북한의 선택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