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환 위작 그린 사람 내용증명서 “40억 달라”
입력 2016.02.24 10:47
수정 2016.02.24 10:55
최소 5명의 위작범이 얽혀있는 머니게임, 80억 규모 거래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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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이우환 작가의 작품감정서가 위조됐다는 것을 확인한 이후, 확인되지 않던 이우환의 위작을 그린 사람의 존재가 포착됐다.
23일 이우환의 위작을 그린 A 씨가 위작을 주문하고 판 B 씨에게 “소문에 80억 원어치를 팔았으니, 40억 원을 달라”고 보낸 내용증명을 입수했다며 뉴시스가 단독 보도했다.
내용증명은 A 씨가 2013년 5월 21일 B 씨의 아들 C 씨에게 보낸 것으로 “2013년 1월부터 10월까지 작업하여 한 달에 10~14점을 아들인 C 씨가 아버지 B 씨에게 배달도 하고 돈도 관리했다”며 “본인 A는 아버지 B 씨가 40억 원을 갚지 않으면 아들인 C 씨에게 분명히 받을 것”이라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내용증명에 따르면, B 씨는 2011년 4월 초순 서울 답십리에서 A 씨를 만나 “일본에 꼭 팔 데가 있다”며 애걸복걸했다. A 씨는 B 씨가 “일본에는 한국 법과 달라 죄가 안 된다고 강조하며, 만약의 상황에는 자기가 책임진다”고 말했으며 “만날 때마다 중국, 일본, 한국 조폭들 이야기를 강조했다”고 알렸다.
결국, 부탁을 들어주기로 한 A 씨가 “재룟값이라도 부담하라”고 하니 B 씨는 지금은 돈이 없다며 “일에 착수하면 후에 분배과정에서 50대 50으로 정확하게 돈을 나누며, 만약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배에다 칼을 꽂아도 달게 받겠다”며 강조했다고 한다.
그 이후 화가라 불리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과 일산의 모텔에서 2011년 5월 초순에 작업했으나, 실패했고 이후 연구 끝에 2012년 1월부터 10월까지 1달에 5점~7점을 부산에 보냈다.
그림을 그리던 당시 2월 초에 5000만 원을 받았고, 이후 추적을 피하고자 나눠서 송금해야 한다며 농협에서 4000만 원, 외환은행에서 3000만 원, 하나은행에서 3000만 원을 받았다. 하지만 A 씨는 “문제는 그 뒤부터”라며 “그 이후 물건은 계속 보냈으나 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돈을 받지 못한 A 씨는 알고 보니 큰 그림 대부분을 B 씨가 팔았다며 “소문에 의하면 80억 원어치 팔았으니 나는 약속대로 40억 원을 요구하는바”라고 알렸다. 그림에 대해서는 “어떻게 팔았든 상관없고 매매한 그림값 반을 요구할 뿐”이라는 설명이다.
이우환 위작사태의 진상은 그림을 그린 A 씨, 주문하고 판매한 B 씨, 배달한 C 씨, 화가, 부산의 연결책 등 5명이 가담된 위작 범끼리의 머니게임인 것으로 보인다.
생존 작가 중 작품값이 가장 비싼 이우환 작가의 독특한 세계관의 그림은 깊이 있는 철학으로 명성을 얻었으나, 2년 전 시작 된 위작 의혹으로 계속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월 1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 수사대가 압수한 이우환 화백의 작품 12점은 모두 위작이라는 전문가의 감정 결과가 있었다. 현재 미술 시장 초미의 관심사가 된 ‘이우환 위작사태’의 결과가 주목된다.
한편, 이 내용증명을 제보한 미술시장 관계자는 "이우환 위작뿐만 아니라 박수근 이중섭 정상화 등 돈 되는 작품은 모두 연루되어 있다"면서 특히 "이우환 위작은 대형화랑에 흘러들어갔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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