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이용득, 박 대통령에 "출산도 안해본" 일파만파
입력 2015.12.11 18:53
수정 2015.12.11 19:01
최고위원회의 "가정 한번 꾸려보지 못해" 인격모독
정책비판과 대통령 인신공격도 구분 못해 '한심'

그간 수차례 막말을 일삼았던 이용득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이 이번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결혼과 출산, 양육, 이력서를 안 해봤다"고 인격모독성 비난을 해 그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이 최고위원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결혼 안 해보고, 출산 안 해보고, 애 안 키워보고, 이력서 한 번 안 써보고, 자기가 노동을 통해 번 돈으로 가정을 한 번 꾸려보지 못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제대로 교육받고 양육되고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일반 청년들이 돈을 벌어 결혼하고 출산하는 인간사회의 성장과정을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발언을 비판하는 차원에서 나온 이야기였다.
이 최고위원은 "박 대통령은 어찌된 건지 출산이나 제대로 알고 하시는 말씀인지, 누리과정 예산은 안 된다고 하면서 신혼부부에게는 10만 채 넘는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하고, 대체 앞뒤가 안 맞는 얘기를 하고, 또 출산시키기 위해 노동개혁을 하겠다고 하니 속된 표현으로 동물이 웃을 얘기"라고 비꼬았다.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아무리 결혼 안 해보고, 노동 안 해보고, 이력서 한 번 안 써본 대통령이지만, 밑에서 써주는 글만 읽어대는 사람이 아니라 가슴이 있는, 이해할 줄 아는 착한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하는 것은 국민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국민의 대표이자 입법부의 일원인 국회의원이 일국의 대통령을 향해 인신공격에 가까운 막말을 늘어놓자 대다수의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특히 '출산', '양육' 등 여성의 입장에선 듣기에 따라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단어를 사용한 것에 대해 새누리당 여성 의원들은 발끈했다.
새누리당 여성 의원 일동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출산 문제는 외면한 채 대통령에 대한 막말을 일삼는 이 최고위원은 국민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말은 의식의 표현"이라며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을 향해 개인 신상으로 조롱하고, 가뜩이나 힘겨운 청년세대와 여성들의 절박함을 비하하는 것은 결국 그의 저열한 의식수준과 인격을 드러낸 것과 다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새치정연합은 당 이미지를 먹칠하고 있는 이 최고위원에 대해 즉각 출당조치하여, 반복되는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막말파문이 재발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하여야 할 것"이라며 "아울러 거듭된 막말로 물의를 빚고 있는 이 최고위원은 자진해서 국민들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고 사퇴할 것을 촉구하는 바"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신의진 대변인은 "이런 기본조차 안 된 분이 야당의 최고 당직을 맡고 있다보니 야당이 국민의 강한 지탄을 받고 있는 것"이라며 "즉각 대통령과 국민께 사과하고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발끈했다.
신 대변인은 이날 낸 논평에서 "이는 대통령 한 개인에 대한 모욕을 넘어 대통령을 선택한 국민들에 대한 모독이기도 하다"며 "이 최고위원의 논리대로라면 결혼도 안 해보고, 출산도 안 해보고, 애도 안 키워본 이 땅의 미혼들은 사람 구실도 못하니 입을 다물라는 논리인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지금 야당은 사분오열 상태에 빠져 얼마 남지 않은 19대 국회마저 걷어차 버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집안싸움으로 인한 그 분노를 구직 청년의 장래를 걱정하고 나라를 걱정하는 대통령을 향해 쏘아대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네티즌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네이버 아이디 'kssc****'는 "저런 사람은 더 이상 정치판에서 얼굴을 안 봤으면 좋겠다. 계속 시비거리나 만들고 기본적으로 인간이 덜 된 것 같다"고 비판했다.
다른 아이디 'hl90****'도 "국민의 세금으로 먹고사는 분이 막말하는 모습을 보니 국민이 불쌍합니다"라며 "우리나라 제1야당의 최고위원이라는 분이 저질스런 막말로 국격을 떨어뜨리는 행위를 서슴없이 해서야 되겠습니까? 국가에 납부하는 세금이 아깝다"고 분개했다.
'shan****'은 "(국회의원은) 정책을 논리적으로 비판하고 대안도 함께 제시하고 설사 대안을 제시 못하더라도 쓸 데 없는 논란에 휘말리지 않도록 개인 감정을 넣지 않도록 해야하는 게 아닌가"라며 "정책 비판과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을 구분도 못하나? 그런 이야기는 사석에서 하는거고 공적인 자리에서 할 이야기가 아니다. 한심스럽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최고위원의 독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10월 14일 "독단과 아집이 사람들 저렇게 만드는 건지, 어이없고 뚱딴지 같고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며 "새누리당과 박 대통령 전부 다 미쳤다"고 해 대중을 놀라게 만들었다.
이보다 더 전인 9월 4일엔 박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향해 "쇠파이프를 휘두를 대상"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었다. 지난 7월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때는 정봉주 전 의원의 사면을 놓고 유승희 최고위원과 언쟁을 벌이던 도중 "반말도 못하냐. X발"이라고 말해 국민에게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 최고위원은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으로 문재인 대표가 직접 지명한 새정치연합 지명직 최고위원이다. 그는 과거 당에서 펼친 셀프디스 캠페인에서 "나도 불끈하는 내 성격이 싫다. 나잇값을 못하는 내가 부끄럽다"고 털어놓기도 했지만 또 다시 막말로 주목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