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아래 중국, 축구굴기커녕 축구굴욕
입력 2015.11.22 06:16
수정 2015.11.22 10:27
시 주석 나서 축구 중흥 꾀해도 국가대표팀 초라해
자국리그서 높은 연봉 받는 선수들 안주 경향
중국과 한 조가 됐던 이번 대회에서 지역(홍콩)이 국가를 떨어뜨리는 웃지 못 할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 게티이미지
중국은 세계적인 스포츠 강국이다.
올림픽 같은 큰 무대에서는 미국과 세계 정상을 다툴 정도로 풍부한 인재와 높은 위상을 자랑한다. 그러나 천하의 중국도 유난히 힘을 쓰지 못하는 분야가 있다. 가장 세계적인 스포츠로 꼽히는 축구다.
중국은 최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재벌 기업들의 파격적인 투자를 등에 업고 아시아 클럽무대에서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다. 중국 시진핑 주석도 자타가 공인하는 ‘축구광’으로 유명하다.
시 주석은 '축구굴기'(축구를 일으켜 세운다)를 선언하며 축구를 통해 중국 인민들을 단합시키고 스포츠 강국의 위상을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세웠다. 실제로 중국 축구의 인프라는 나날이 향상되고 있다.
그러나 지도자의 의지만으로 되지 않는 것이 스포츠다. 정작 투자의 결실이 가장 드러나야 할 중국 축구대표팀만은 여전히 아시아 2~3류 경계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홍콩과의 2차예선에서 졸전 끝에 0-0으로 비겼다. 6경기 치른 현재 중국은 3승2무1패·승점11에 그치며 조 3위에 머물렀다. 현재 6전 전승을 기록한 카타르(승점18)가 조 1위, 홍콩(4승2무1패·승점14)이 뒤를 따르고 있다. 중국은 한 수 아래로 여기던 홍콩과 두 번 연속 비긴 게 치명타였다.
홍콩은 중국의 한 행정구역에 불과하다. 엄밀히 말하면 하나의 국가지만 별도의 축구협회가 등록되어있는 탓에 독자 출전이 가능했다. 홍콩 역시 아시아 축구계에서 변방에 불과한 약체이지만 한국인 김판곤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며 상황이 달라졌다.
공교롭게도 중국과 한 조가 됐던 이번 대회에서 지역(홍콩)이 국가를 떨어뜨리는 웃지 못 할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중국과 홍콩은 사실상 앙숙이며 홍콩인들 내부에서는 중국에만은 질 수 없다는 반중 정서가 팽배하다. 10억이 넘는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이 800만도 안 되는 인구의 홍콩축구에 밀려 최종예선무대도 밟지 못한다면 희대의 흑역사가 될 수밖에 없다.
중국은 2002 한일월드컵에 참가한 것이 유일한 본선무대 출전 기록이다. 아시아권 밖에서 치른 월드컵은 밟아보지도 못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도 중국은 3차예선에서 낙마하며 최종예선 무대조차 나가보지 못했다.
“중국의 드넓은 땅덩어리와 수많은 인구 중에서 축구 잘하는 사람 11명을 모으기가 이렇게도 어려운 것인가” 하는 한탄은 중국 축구팬들의 오래된 레퍼토리다.
중국 축구에 이해가 밝은 전문가들은 축구계에 거대 자본의 유입과 몸값 폭등 현상이 오히려 부작용이 된 면도 있다고 지적한다. 몸값 비싼 용병과 스타 외국인 감독의 영입 등으로 단기간에 클럽축구의 위상은 상승했지만 중국축구 실제의 경쟁력에는 오히려 거품이 끼었다는 것.
오히려 진짜 실력은 그에 못 미치는 중국 선수들이 자국리그에서 고액 연봉을 만지게 되면서 더 수준 높은 해외무대로의 진출이나 기량 발전에 소홀하고 현실에 안주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도박과 승부조작 등 외형적인 성장에 비하여 아직 리그의 건전성이 투명하지 못하다는 것도 자주 거론된다. 개인 종목에는 강하지만 뭉치면 팀워크가 떨어지는 중국 선수들 특유의 문화도 대표팀에서 그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