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얼토당토 않았던 한일전 굴욕 청산, 4강? 결승??

김윤일 기자
입력 2015.11.14 07:18 수정 2015.11.14 11:51

2006 WBC 당시 최다승 거두고 결승 진출 좌절

오타니 쇼크, 4강 또는 결승전서 되갚을 기회

제2회 WBC 한일전 승리 후 마운드에 태극기를 꽂은 봉중근과 이진영. ⓒ 게티이미지

한국 야구 대표팀은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희한한 경험을 한 바 있다.

당시 한국 야구의 최종 순위는 3위. 최정예 멤버로 나선 미국과 아마 최강 쿠바 등 세계적 강호들과의 경합 끝에 얻은 결과물인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이른바 ‘WBC 4강 신화’다. 이를 토대로 한국야구는 제2의 중흥기를 맞게 된다.

하지만 경기 진행 방식이 매끄러웠던 대회만은 아니었다. 당시 한국은 6승 1패를 기록했는데 이는 참가국 중 최다승이자 최고 승률이었다. 심지어 결승에 오른 일본과 쿠바(이상 5승 3패)보다도 성적이 좋았다.

특히 대표팀은 이 대회에서 일본과 세 번이나 만났다. 결과는 2승 1패. 박수 받아 마땅한 성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4강에서 발걸음이 멈췄고, 일본은 우승을 차지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했다.

먼저 대표팀은 아시아 국가들로 구성된 1라운드서 3전 전승을 기록했다. ‘일본 킬러’ 구대성이 승리투수가 되고 박찬호가 세이브, 이승엽이 8회 역전 결승 홈런을 뽑아낸 경기였다. 미국으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으로 펼쳐진 2라운드에서도 다시 일본과 만났다. 결과는 다시 한국의 2-1 승리였다.

이때까지 대표팀은 6전 전승을 거두고 있었다. 일본을 비롯해 메이저리거들이 즐비한 미국과 멕시코마저 꺾자 우승 욕심도 무리가 아니었다. 단판 토너먼트로 진행 방식이 바뀐 4강전에서 대표팀은 일본과 또 만났다. 하지만 이번에는 잔뜩 칼을 갈고 나온 일본에 0-6으로 패했다. 어이없는 탈락이었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대표팀은 금의환향했지만 WBC를 주관한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대회 진행 방식은 두고두고 말이 나왔다. 미국에 너무 유리한 대진, 게다가 한국의 탈락으로 풀리그 방식의 운영도 도마 위에 올랐다. 결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3년 뒤 열린 2회 대회서 더블엘리미네이션 방식을 도입하기에 이른다.

제2회 대회에서도 무려 5번이나 맞대결을 펼치는 촌극이 이어진다. 당시에도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전 대회 4강에 올랐던 한국과 일본, 쿠바를 2라운드 1조에 몰아넣는 조편성으로 빈축을 샀다. 이로 인해 원 없이 한일전을 볼 수 있었다. 결과는 2승 3패. 특히 결승전에서 연장 10회 무너진 것이 뼈아팠다.

물론 일본 야구가 한국보다 한 수 위인 것은 분명하다. 역사만 해도 양국의 리그는 50년의 격차를 보인다. 하지만 최근 들어 대표팀에서의 실력차는 대동소이했다. 특히 한국은 일본전에서만큼은 투지를 한껏 불태워 명승부를 만들어내곤 했다.

그랬던 한국 야구가 이번 프리미어12 개막전서 큰 충격을 받았다. 일본의 선발 투수는 ‘괴물’로 불리는 오타니 쇼헤이. 고작 21세에 불과한 프로 3년차 투수에게 꼼짝을 못했다. 끊임없이 특급 선수들이 쏟아지는 일본 야구의 인프라와 류현진, 김광현 이후 제대로 된 신인 하나 발굴하지 못한 한국 야구의 민낯이 비교되는 순간이었다.

그렇다고 여기서 좌절할 수는 없다. 개막전에서의 굴욕은 다시 갚아주면 되 기 때문이다. 복수의 길은 열려있다.

현재 한국이 속한 B조는 일본이 3전 전승으로 선두를 질주하는 가운데 한국과 미국이 2승 1패로 동률을 기록 중이다. 물론 TQB(팀성적지표, Team's Quality Balance)에서 높은 한국이 2위 고지를 점했다. 이어 1승 2패인 멕시코와 베네수엘라가 마지막 4위 티켓을 잡기 위해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며 3전 전패의 도미니카는 탈락이 유력시 된다.

이변이 없는 한 일본은 어렵지 않게 B조 1위를 잡을 전망이다. 결국 2위 싸움은 15일 최종전으로 예정된 한국과 미국의 경기서 판가름 난다. 다만 미국은 한국전에 앞서 일본과 상대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대표팀은 14일 약체 멕시코를 만난다.

조별리그 순위가 결정되면 곧바로 8강 토너먼트가 시작된다. 8강 토너먼트는 조 1~4위가 반대편 조 4~1위팀과 단판 토너먼트 형식을 치르며, 결승까지 이 방식이 유지된다.

결국 순위에 따라 한국과 일본이 패하지만 않는다면 최소 4강 또는 결승서 다시 만날 수 있다. 어디서 만나든 일본이 한국과 다시 마주한다면 다시 한 번 오타니 쇼헤이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는 굴욕을 씻으려는 한국 대표팀도 기다리는 바다. 과연, 한일전의 빅매치는 다시 성사될 수 있을까.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