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출판기념회, 안대희 왔는데 오세훈 어디?
입력 2015.11.12 17:34
수정 2015.11.12 17:40
박진 "오세훈 종로말고도 갈 데 많아" 오는 24일 오세훈 토크콘서트 예정

내년 총선에서 서울 종로구를 노리고 있는 박진 전 의원이 12일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날 기념회에는 최근 부산출마로 마음을 굳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안대희 전 대법관은 참석한 반면, 유력한 경선 후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박진의 종로 이야기' 등 3권의 출판기념회에는 정의화 국회의장과 이홍구 전 국무총리, 박관용 전 국회의장 등을 비롯해 류지영·하태경·심윤조·주호영·길정우 등 새누리당 의원과 박주선 무소속 의원도 참석했다. 또한 현재 종로구가 지역구인 정세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모습을 드러냈다.
정·재계 인사 등 500여명 정도 참석한 가운데 가장 눈에 띈 참석자는 종로 출마설이 도는 안 전 대법관이었다. 안 전 대법관은 행사 시작 직전 장내로 들어와 박 전 의원과 인사를 나눴고 곧이어 취재진과 만났다.
그는 "(박 전 의원이) 학교 후배고 잘 아는 사이라 왔다"며 "(종로 출마와 관련된) 그런 건 아니고 잘 아는 후배"라고 밝혔다. 그러고선 "다른 행사가 있다"며 황급히 자리를 떴다.
안 전 대법관의 참석에 박 전 의원은 "안대희 선배님은 고등학교, 대학교 1년 선배다. 훌륭한 분인데 지난 번에 총리 지명을 받은 것이 뜻대로 안 돼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잘하라고 온 것 같다. 어느 지역으로 가실지는 모르겠지만 정치에 입문하신다면 같이 뛸 수 있는 훌륭한 분"이라고 칭찬했다.
안 전 대법관에 대해선 종로와 부산 해운대·기장을 출마설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출마는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지역은 아직 확실치 않다. 이 가운데 지난달 28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가 실시한 설문조사는 내년 총선에서 누가 새누리당 후보로 적합한가라는 질문에 종로구 주민 응답자 504명 중 16.3%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37.7%)과 박 전 의원(23%)에 뒤지는 수치지만 종로에서의 지분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 부여를 가능케했다. 이 때문에 안 전 대법관의 이날 행사 참석은 주목할 만 했다. 오 전 시장 입장에선 안 전 대법관의 이날 참석이 행여나 박 전 의원을 향한 지지 의사는 아닌지 신경을 기울였을 것으로 판단된다.
탄력받은 박진 "오세훈, 종로말고도 갈 데 많아"

이날 박 전 의원은 분홍색 한복 상의와 회색 한복 바지를 입고 단정한 모습으로 참석자들을 맞이했다. 박 전 의원은 행사 시작 1시간 전, 장내를 이곳 저곳 누비며 손님을 찾아 인사를 했지만 행사 시작 20분을 앞두고선 참석자들이 급격히 늘어나며 아예 입구 근처에 자리를 잡고 들어오는 손님을 향해 인사했다. 입장객들은 박 전 의원을 만나 힘차게 '파이팅'을 외치며 힘을 불어넣었다.
류 의원은 기자를 만나 "(박진, 오세훈) 두 분 다 정치적으로 유능한 분들인데 함께 이렇게 돼 아깝다"며 "차라리 지역을 나눠서 두 분 다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누가 종로를 양보해야 한다고 보냐'는 질문엔 "당사자 분들이 합의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하 의원은 박 전 의원과 인사를 나눈 후 기자를 향해 "박 전 의원이 원외에 있으면서 조금 뒤쳐져 있었는데 오 전 시장과 대결 구도가 생기며 오히려 존재감이 살아났다"고 평가했다.
행사는 박 전 의원과 인사를 나누려는 사람들의 줄이 끊이지 않아 10분 가량 지연됐다. 행사 시작 이후 정 의장은 축사를 통해 "국회에서 저렇게 격조가 있는 모습을 지닌 의원은 많지 않다"며 "대한민국을 위해서 가장 높은 자리에서 가장 일을 해야 하는 사람으로 칭찬한다"고 띄웠다.
이어 "박 전 의원을 앞으로 미래 대통령으로 생각하는데 나는 대통령 총괄위원장으로 들어가겠다"고 농을 던져 장내를 뜨겁게 달궜다.
박 전 의장도 "국회가 됐든 정부가 됐든 국제전문가 박 전 의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여러분께 역설하고자 한다"며 지지를 보냈다. 이 외에도 많은 인사들의 축사가 이어졌다. 축사가 길어지자 박 전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하지 못한 손님을 찾아 일일이 악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박 전 의원은 이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이 출발(출마)의 신호탄이라고 보면 된다. 어떤 공천 룰이 나오든 간에 열심히 해서 이길 자신이 있다"며 "앞으로 손을 잡고 해야할 일이 많기 때문에 우리 동생(오 전 시장)이 잘 판단해서 처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 전 시장은 여기 아니더라도 갈 곳이 많다. 비례대표를 하면서 열심히 당을 위해 기여하는 것도 좋고 본인이 자숙하면서 백의종군하는 것도 좋겠다고 충고했다"며 "정세균 의원이 와준 것도 고맙다. 나중에 (본선에서) 경쟁하게 되면 깨끗한 한 판 승부가 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오 전 시장은 오는 24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이준석 전 새누리당 혁신위원, 낸시랭 등과 함께 '오세훈 미래 콘서트'를 개최한다. 오 전 시장은 그 곳에서 자신의 세를 확인하고 지지자들의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