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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SKT 분할 통합지주사 출범? 불가능!"

이강미·박영국 기자
입력 2015.11.04 10:07
수정 2015.11.04 16:36

SK(주)-SK C&C 합병 두 달 만에 또다시 구조개편 어려워

5조~6조원대 합병 비용 마련, 주주 설득도 쉽지 않아

서울 서린동 SK그룹 본사 전경.ⓒ연합뉴스

SK그룹과 SK(주), SK텔레콤 등 핵심 계열사들이 ‘추가적인 지배구조 개편설’과 관련해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이와관련, SK는 4일 금융감독원의 조회공시요구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답변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날 SK텔레콤을 분할해 그룹 지주사인 SK(주)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통합 지주사를 만든다는 한 매체의 보도에 대해 “현 시점에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진행하지도 않을뿐더러 검토된 적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SK텔레콤의 분할 합병 방식이 타당성이 있긴 하지만, SK C&C와 SK(주) 합병도 2009년부터 얘기가 나왔는데 결국 6년이 지난 올해 하지 않았느냐”며 “(SK텔레콤 분할 합병도) 지금 얘기가 나온다고 진행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삼일회계법인에 SK텔레콤의 분사 작업을 맡겼다는 언급에 대해서도 “삼일회계법인에 어떤 일도 맡긴 적이 없다”고 못 박았다.

SK그룹과 지배구조상의 핵심 계열사들은 통합 지주사 출범을 통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할 경우 얻는 효과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시간’과 ‘비용’의 문제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우선 시기적으로 추가적인 구조개편을 논하기는 너무 이르다는 지적이다. SK 관계자는 “SK C&C와 SK주식회사가 합병한 게 지난 8월인데 연말까지 불과 네 달 만에 또다시 합병을 진행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지금은 8월 합병법인 출범시 제시한 미래 비전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합병에 따른 막대한 비용도 문제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는 SK하이닉스 지분을 SK하이닉스홀딩스로 분리한 뒤 SK(주)와 합병하는 과정에서 소요되는 비용이 5~6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4일 현재 23조4000억원으로, SK텔레콤이 보유한 SK하이닉스 지분 20.1%에 해당하는 금액만 단순 계산해도 4조7000억원이 달한다.

이미 SK(주)와 SK C&C 합병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 부담을 안았는데 단기간 내에 또다시 이 정도 거액을 마련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이같은 점을 들어 지난 2일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분할합병설을 부인한 바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비슷한 시나리오들이 나오긴 했었으나, 해당 사항에 대해 컨퍼런스콜에서도 아니라고 확인했었다”고 말했다.

설령 SK그룹이 이런 문제들을 극복하고 추가적인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결심을 하게 되더라도 해외 투자자를 포함한 주주들을 설득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SK 관계자는 “우리가 필요하다고 해서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지금 시점에서 추진한다면 해외 투자자들을 설득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의 ‘든든한 백기사’로 언급된 쿠웨이트투자청에 대해서도 “왜 그런 얘기가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쿠웨이트투자청은 우리 주주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같은 여러 가지 난제에도 불구하고 ‘추가 지배구조 개편설’이 나오는 이유는 지배구조를 단순화할 경우 배당수익이나 투자 측면의 이점이 명확한데다, 최근 최태원 회장이 경영복귀 후 공격적 행보로 인해 SK그룹이 좀 더 과감하게 모험에 나설 수도 있겠다는 시각이 덧붙여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의 경영복귀 이후 SK하이닉스 대규모 투자와 CJ헬로비전 인수 등 공격적 행보에 나서면서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서도 더 적극적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SK텔레콤의 분할합병 루머로 이어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강미 기자 (kmlee50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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