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J의 '나승기 비서실장' 구하기

변호사법 회피 위해 언론보도 잘못 돌려...변호사회 공식 입장 내놓을 것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SDJ코퍼레이션 측이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나승기 비서실장에 대해 '언론 보도 잘못'으로 해명할 예정이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집무실을 사수해야 하고 인력 풀이 많지 않은 SDJ측으로서 '고육지책'을 선택한 셈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변호사회는 '무자격 변호사 논란'을 빚은 나 비서실장에게 지난 27일 공문을 보내 이에 대한 해명을 요청했다. 답변은 이날 오후 6시까지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가 SDJ측과 나 비서실장에게 공문을 보낸 배경은 SDJ측이 나 비서실장을 선임하면서 '변호사'로 알렸기 때문이다. SDJ 측은 나 비서실장에 대해 "변호사로서의 법률적 지식과 글로벌 인재로서의 소통 능력이 총괄회장을 모시는 개인 비서실장으로서 부족함이 없다"고 선임 이유도 밝혔다.

하지만 확인 결과 나 비서실장은 한국 변호사도 아니고 미국 변호사도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현행 변호사법은 변호사 자격이 없는 사람이 변호사란 명칭을 쓰거나 변호사 업무를 하면 처벌하고, 외국 변호사 자격을 가졌더라도 '외국법 자문사'로 등록하도록 돼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나 비서실장에 대해 형사고발도 검토 중이라며 강한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SDJ측과 나 비서실장은 이 같은 논란을 '언론 보도 잘못'으로 돌린 것이다.

나 비서실장은 지난 29일 기자와 통화에서 "본인은 비서실장으로 선임될 때 정확한 프로필을 전달했는데 홍보담당자를 통해 언론사에 보도자료가 배포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서울지방변호사회에도 그대로 소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 비서실장은 신 총괄회장 비서실장을 계속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물러날 이유가 없는데 왜 물러나냐"며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SDJ측이 나 비서실장의 변호사법을 피하기 위해 홍보와 언론보도 탓으로 돌린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한 법무법인 관계자는 "언론에 자신의 이름과 프로필이 나간 것을 분명 봤을 것이며 그것이 변호사법 위반인 줄 알았을 텐데 즉각적으로 정정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박주희 대변인 역시 "공문을 공식적으로 받아봐야 알겠지만 사실관계에 대한 설명 없이 언론 보도 탓으로 돌리는 것은 무책임한 행위라고 본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도 이 같은 SDJ측의 해명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SDJ측은 최근 거의 모든 언론사들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일방적인 주장을 강조하고 언론을 통한 여론조성을 하려 했는데 정작 자신이 불리하게 된 상황에서는 오히려 홍보 및 언론 탓으로 돌리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SDJ측은 최근 거의 모든 매체를 돌아다니며 미디어투어를 가지고 자신들의 일방적인 주장을 강조하고 언론을 통한 여론 형성을 조성하려 하면서 정작 자신들에게 불리한 상황에서는 홍보 및 언론 탓으로 돌리는 것은 국민과 여론을 호도하는 행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