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신동빈에 전면전 선포...'2차 롯데 형제의 난'

신동주, 8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 열고 소송 시작 발표

롯데그룹 "경영권 흔들리지 않는다" 강경 입장 대응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및 롯데홀딩스 이사회 등을 상대로 법적 소송 제기와 관련한 입장을 부인 조은주 씨가 대독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해 전면전을 선포했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또 다시 불거져 2차 형제의 난으로 격화할 조짐이다.

신 전 부회장은 8일 오전 11시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생인 신동빈은 지나친 욕심으로 아버지인 총괄회장의 롯데홀딩스 대표권과 회장직을 불법적으로 탈취했다"며 "인륜에 크게 어긋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신격호) 총괄회장은 격노하고 매우 상심해 총괄회장 본인의 즉각적인 원상복귀와 동생을 포함한 관련자들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며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소송을 포함한 여러 필요한 조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지난 7월 28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롯데홀딩스 이사 6명이 신 총괄회장을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및 회장직에서 해임한 결정이 불법적으로 이뤄졌다는 이유다.

이 자리에서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친필서명 위임장을 공개하며, 한국과 일본에서 롯데홀딩스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미 신 총괄회장은 일본 법원에 신 총괄회장의 롯데홀딩스 대표권 및 회장직 해임에 대한 무효소송을 제기했으며 신 전 부회장의 경우 이날 오전 한국 법원에 호텔롯데와 롯데호텔부산을 상대로 이사 해임에 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뿐만 아니라 신 전 부회장은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과 함께 롯데쇼핑을 상대로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도 했다.

또한 신 전 부회장은 기자회견에서 롯데홀딩스의 지분 28.1%를 차지하고 있는 광윤사의 지분 50%를 확보하고 있고, 경제적 가치로 따진 지분으로 광윤사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55.8%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경영권은 흔들리지 않는다"며 "신 전 부회장의 소송제기는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며 "신동빈 회장의 한·일 롯데그룹 경영권에 대한 사항은 상법상 절차에 따라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을 통해 적법하게 결정된 사안이어서 소송이 현재 상황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말했다.

롯데그룹은 광윤사 지분과 관련해서도 "신 전 부회장 측이 50%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지난 9월 17일 국정감사에서도 알려진 내용"이라며 "그러나 광윤사는 일본롯데홀딩스의 지분 약 28% 정도만 보유하고 있어 현재의 일본롯데홀딩스 및 한·일 롯데그룹의 경영권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이 자리에서는 신 총괄회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한 질문에 "아버지의 판단력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진 "그렇다면 왜 공개석상에 나오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아버지가 고령이어서 직접 나서지는 못해 비디오를 공개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님의 소송 참여 경위와 법리적 판단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지난 7월과 8월에 있었던 해임지시서, 녹취록, 동영상 공개 등의 상황에서도 드러났듯이 진정한 의사에 따른 것인지 의심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신 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신 전 부회장은 "동생은 경영능력이 없다"고 답했고, 신 회장과 만난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지난 7, 8월에 만났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신 전 부회장, 신 전 부회장의 아내 조은주 여사,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 김수창 변호사, 조문현 변호사가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