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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보다 많은 치킨집이 '월급쟁이 무덤'된 까닭은?

스팟뉴스팀
입력 2015.10.05 11:51 수정 2015.10.05 11:52

다른 대안 없어 자영업 뛰어들었으나 폐업 불가피한 경우 허다

우리나라의 치킨집이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 수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자료사진) ⓒ데일리안

우리나라의 치킨집이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 수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통계청의 프랜차이즈 통계(16개 업종)에 따르면 2013년 현재 치킨전문점 수는 2만2529개로 편의점(2만5039개) 다음으로 많았다. 이번 통계 대상을 프랜차이즈 형태가 아닌 개인사업자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13년 조사에 따르면 국내 치킨전문점수는 10년간 연평균 9.5% 늘어나 약 3만6000개에 달한다. 연구소는 당시 KB 카드 개인사업자 가맹점을 상대로 치킨 전문점 현황을 분석했다.

통계청의 표준산업분류 체계를 토대로 치킨 전문점에 닭강정, 불닭을 비롯한 치킨 업종 사업체를 더했다. 닭갈비, 찜닭, 삼계탕, 닭 꼬치 등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는 2013년 맥도날드의 전세계 매장 수인 3만5429보다 많은 수치다.

이같은 현상이 발생한 원인으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의 생계형 창업이 꼽힌다. 치킨집은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쉽게 문을 열 수 있다는 점에서 은퇴자들이 많이 몰린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의 전체 자영업자 수는 하락 추세이지만 치킨전문점이 포함된 숙박 및 음식점 수는 해마다 늘고 있다. 숙박 및 음식업점 수는 2013년 기준 68만6225개로 2006년에서 6만5000개 가량 늘어났다.

중소기업청의 실태 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으로 뛰어든 동기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82.6%가 '생계유지 위해서(다른 대안이 없어서)'를 꼽았다.

개인사업자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어쩔 수 없이 문을 닫는 사례도 많아졌다. 국세청에 따르면 2004~2013년 개인사업자 창업은 949만개, 폐업은 793만개로 이를 단순 비교하면 생존율은 16.4%에 불과한 것이다. 폐업률을 보면 치킨집이나 커피전문점 등이 음식점 전체의 22%로 가장 많았다.

주 현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진입 장벽이 낮은 치킨집 등의 창업이 많지만 그만큼 경쟁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며 "예전에는 '월급쟁이'의 꿈이 빨리 돈을 모아 가게를 하나 차려 나가는 것이었는데 과거 10년간 자영업은 '월급쟁이들의 무덤'으로 변했다"고 전했다.

스팟뉴스팀 기자 (spotnew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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