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도발논리 마련중? 예비군체험행사까지 생트집
입력 2015.09.25 11:49
수정 2015.09.25 11:55
전문가 "1010절 도발 위해 우리측 행동 축적했다가 공격 수단 삼는 것"
북한이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앞두고 장거리 로켓 발사 등 도발명분을 만들기 위해 우리 측의 행동 하나 하나에 의미를 부여해 트집을 잡고 나섰다. 특히 지난 20일 경기도 남양주서 열린 예비군훈련체험행사를 두고 ‘사복 입은 호전분자들을 양성하기 위한 기회’라며 비난을 일삼고 있다.
북한은 24일 대남 선전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의 '북남합의리행에 재를 뿌려대는 행위'라는 글을 통해 지난 20일 경기도에서 열린 우리 측의 예비군훈련체험행사를 트집잡으면서 “북침전쟁에서 한몫 단단히 할 수 있는 사복 입은 호전분자들을 양성하기 위한 기회로 여기고 주민들에 전쟁열을 고취하고 있다. 북남관계개선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의도적이고 고의적인 도발행위”고 맹렬히 비난했다.
이어 북은 8.25 남북합의문으로 모처럼 조성됐던 남북화해무드를 겨냥해 “북남고위급접촉의 결과로 관계개선합의가 이루어지자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남조선군부호전광들은 공동보도문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우리 공화국을 노린 불순한 야망을 드러냈다”며 “‘도발’이니 ‘단호한 응징’이니 황당무계하고 얼토당토 않은 그 무슨 ‘10월 도발설’까지 내돌리면서 정세흐름에 역행해 나섰다”고 폭언했다.
이는 북이 당 창건일 70주년을 앞두고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논리를 마련하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24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공격 발언을 하는 것은) 내달 10일 전후로 대륙간탄도미사일 및 4차 핵실험을 시행하려는 움직임으로 예상된다”며 “사소한 것까지 다 트집을 잡는 것은 사전 포석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안찬일 소장에 따르면 북이 당 창건일을 준비하고 행동에 옮기기 전 우리 측의 트집잡을 만한 행동들을 축적해뒀다가 도발 상황이 왔을 때 활용할 근거로 삼는다는 설명이다.
이어 안 소장은 “북 입장에서는 사소한 거라도 건수를 많이 확대해 남북 간 기싸움이 시작됐을 때 하나하나 꺼내놓으며 우리를 공격하기 위한 빌미로 삼겠다는 것”이라며 “우리 측의 모든 행동을 ‘북침소동’으로 트집 잡아 계산하는 북의 셈법”이라고 전했다.
또한 북은 지난 23일 우리 여야가 북한인권법안에 일부 합의한 것에 대해 조선중앙통신, 평양방송 등 주요 언론을 통해 ‘북 인권법 조작책동은 북남관계를 대결국면으로 몰아가려는 것’이라며 맹비난했다.
이와 관련해 북은 내달 8일 이산가족 상봉 후보자 명단 교환을 앞둔 상황을 내세워 “북과 남, 해외의 온 겨레는 이번 상봉을 계기로 대결로 얼어붙었던 북남관계에 민족의 화해와 협력, 통일의 새 전기가 마련되기를 절절히 기대했으나, 이러한 때에 남조선의 여야당이 국회에서 그 무슨 ‘북인권법’을 조작해보려고 날뛰고 있는 것은 로골적인 도발이며 민족의 통일지향에 대한 전면적 도전행위”라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남조선 정상배들의 ‘북인권법’ 조작놀음은 북남관계를 차단시켜 동족사이의 인도주의적교류와 협력사업마저 파탄시키려는 고의적인 책동으로서 오랜 세월 갈라져 사는 가족, 친척들의 고통과 아픔을 덜어주기 위한 우리의 뜨거운 민족애와 적극적인 노력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모독이 아닐 수 없다“고 되레 어깃장을 놨다.
이에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본보에 “우리 정권을 어지럽혀 자신들의 입지를 굳히고 남남갈등을 유발시키려는 행태”라고 고발했다.
유동열 원장은 “우리 측에서는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북을 달래야 하는 입장이지만, 북(정권)의 경우 이산가족 상봉해봐야 좋을 것이 하나도 없어 (협박수단으로 사용하는 것)”라며 “사소한 것부터 문제 삼아 남측이 위반하고 있다고 우리를 압박해 이산가족 상봉이 결렬되거나 하면 우리 측으로 과를 넘기려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북한 입장에서는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되면 남측의 말투나 옷차림 등으로 자유주의체제의 우월성을 북 주민들에게 보여주게 되기 때문에 이산가족 상봉 문제로 우리 측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북한은 우리의 ‘한·미 해병대연합훈련’, ‘대북전단(삐라) 살포에 대해 강제할 수 없다는 통일부 입장’, ‘여야 북한인권법 일부 합의’ 등을 거론하며 수일간 비방하고 나섰다.
북은 지난 7일부터 열린 한·미 해병대연합훈련에 대해 “조선반도의 긴장완화와 북남관계개선을 바라는 온 겨레의 지향과 요구에 대한 엄중한 도전이고 또 하나의 위험천만한 도발행위”라며 “앞에서는 서로 싸우지 말고 잘 지내자고 해놓고 돌아앉아서는 각종 명목의 전쟁연습소동으로 상대방을 자극하는 것이 과연 옳은 처사인가”라고 비아냥댔다.
이어 북은 “서로 합의를 이루고 리행하는 시기에 상대방을 자극하지 않는 것이 상례이다. 아무리 적대적 쌍방이라 하더라도 서로를 위협하는 군사적 도발행동을 삼가는 법이다”라며 “대화와 대결, 관계개선분위기와 전쟁불장난소동은 절대로 량립될수 없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에 유동열 원장은 “8.25 남북합의도 북이 ‘유감’이란 표현으로 도발을 시인하지 않고 오리발을 내민 것 자체가 합의를 위반한 것”이라며 “자신들이 서명한 합의문조차 밥 먹듯 위반하는 것이 북한”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유 원장은 “북이 우리 행동들을 하나씩 다 걸고넘어지는 건 8.25합의를 깨기 위한 명분을 찾는 것이고, 8.25 합의가 이행되지 않으면 그에 대한 책임을 우리에게 전가하려는 술책”이라며 “북은 정상적 국가가 아닌데 우리는 자꾸 우리식으로 그들의 존재를 해석해 이성을 가진 집단으로 착각한다. 우리가 볼 때는 북이 억지를 부리며 이상하게 굴지만 그들에게는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고 신랄히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