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 3분기 실적 우려보단 낫겠지만...
입력 2015.09.21 14:56
수정 2015.09.21 14:59
다소 부진한 성적표에도 업계와 증권가 선방했다는 평가
업황개선 아닌 환율효과로 향후 실적에 대한 우려는 여전
삼성전자와 LG전자가가 3분기 업계와 증권가의 우려에 비해서는 선방한 실적을 내놓을 전망이다. 하지만 여전히 부진의 흐름에서 탈피하지 못하면서 올해 연간 실적은 우울한 상황이다.
21일 관련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3분기 다소 부진한 성적표가 예상되지만 당초 실적 우려가 커졌던 점을 감안하면 선방할 것이라는 분위기다.
증권가의 컨센서스를 종합해 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규모는 6조4000억~6조7000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2분기에 비해 낮은 수치로 2분기 실적 발표 후 3분기 영업이익이 7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예상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 3분기 이후 이어져온 수익성 회복세도 멈출 전망이다. 다만, 매출은 50조원을 넘으면서 다소 늘어날 전망이다.
스마트폰 출하량이 증가하긴 했지만 주로 중저가폰 위주여서 매출 증가에도 수익성이 크게 향상되지 못하면서 IT모바일(IM)사업부 실적은 2분기에 비해 소폭 악화될 전망이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대표 품목인 TV도 판매량이 조금 늘어났지만 매출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는 평가다.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D램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출하량 증가로 이를 보완하면서 전 분기 수준의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3분기 실적이 당초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전 사업분야가 하반기 들어서도 시장 환경이 더욱 악화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력제품들의 가격 하락과 마케팅 비용 증가에 의한 수익성 하락이 예상된다”면서도 “당초 6조원을 하회할 수 있다는 극단적 우려보다는 양호해 시장에 안도감을 줄 전망”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당초 커졌던 우려에 비해서는 선방했다는 평가다. 3분기 영업이익 규모 예상치는 3200억원 안팎으로 전 분기보다 다소 증가할 전망이다.
물론 전년동기(4613억원)와 비교하면 30% 이상 감소한 수치지만 올 3분기가 상반기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됐던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것이 업계와 증권가의 판단이다. 매출도 올해 처음으로 14조원을 넘기면서 전년 동기와 큰 차이는 없을 전망이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세탁기·에어컨·냉장고 등 생활가전 제품들이 당초 예상보다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매출과 수익성을 견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TV도 판매량이 소폭 증가한 가운데 패널 단가 하락의 영향으로 3분기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환율 상승 효과가 매출 비중이 높은 북미지역에 집중된데다 프리미엄급과 기업간 시장 공략으로 에어컨과 냉장고를 중심으로 평균판매단가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 및 사업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양사가 실적 부진에서 좀처럼 빠져 나오지 못하면서 향후 실적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상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양사의 3분기 실적 방어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도 외부 변수인 환율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양사의 가전 제품 판매 확대도 이러한 환율 상승(원화 약세) 효과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올 3분기 평균 환율은 1달러당 1172원으로 전년동기(1026원)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4분기 평균 환율도 1200원으로 지난해 4분기(1087원)에 비해 100원 이상 높을 전망이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실적 선방은 환율이 상당부분 기여한 셈”이라며 “하지만 업황이 본격 개선되고 있는 것이 아니어서 불안한 실적 행보는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