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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KBL 외국인선수 제도 ´전면분석´ -1-


입력 2006.12.29 11:46
수정

외국인선수 선발제도 드래프트 회귀

인기회복-국제경쟁력 모두 잡을까?

KBL이 2007-08시즌부터 외국인선수 선발 제도를 자유계약제에서 트라이아웃-드래프트제도 환원키로 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28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KBL 정기 이사회를 통해 구단 간 과열 경쟁을 방지하고 전력 평준화를 꾀하기 위해 기존 외국인선수들까지 트라이아웃에 참가하도록 결정했다. 이에 따라 다음 시즌 대대적인 외국인선수 이동 및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 KBL 결정 배경은?

데일리안 스포츠

KBL이 이처럼 외국인선수 제도 변화를 결정한 데에는 제도적인 변화 시점으로 지금이 적기이기 때문. 프로농구 출범 10주년을 맞았지만 오히려 프로농구의 인기는 과거 농구대잔치 시절보다 못하다. 그렇다고 한국농구의 국제 경쟁력이 강화된 것도 아니다.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48년만의 노메달이 단적인 예.

물론 세대교체 시기였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한국농구의 질적 저하를 피할 면책은 되지 못했다. 외국인선수 제도 변화를 통해 전체적인 외국인선수의 질을 낮추는 대신 국내선수들 중심의 재미있고 아기자기한 농구로 회귀해 인기를 되살리고 국제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또한 구단 간 과열 경쟁을 방지하기 위한 결정이기도 하다. 지난여름에 나돌았던 연봉 100만 달러 외국인선수 소문도 이와 무관치 않은데 이 같은 구단 간 과열 경쟁으로 외국인선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외국인선수들의 몸값 현실화를 위해서라도 변화가 필요했다.

▲ 인기 회복은 가능한가?

현재 프로농구판을 누비고 있는 외국인선수들은 그야말로 최상급의 선수들이다. 루 로(SK)와 피트 마이클(오리온스) 같은 경우에는 NBA 다음 가는 스페인리그를 호령했던 특급선수들이다.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선수들이 지금 국내무대를 뛰고 있는 것.

그러나 로와 마이클 같은 선수들이 대거 왔음에도 국내 리그의 인기는 예전만 못하다. 철저히 외국인선수 중심으로 경기가 돌아가면서 국내선수들은 보조 역할에만 만족하게 됐다. 과거 농구대잔치가 인기 있었던 이유가 국내선수들이 좌지우지하는 경기 흐름이었던 것을 감안할 때 외국인선수가 호령하는 현 세태는 분명 프로농구 인기 저하의 한 요인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비록 제도 변화로 특급선수들의 수는 감소하겠지만, 오히려 빠르고 아기자기한 한국형 농구로 인기 회복을 꾀할 수 있다. 실제로 대구 오리온스 김진 감독도 지난 시즌 중 "몸값을 낮추면 현재 뛰고 있는 외국인선수들은 시장에 나오지 않겠지만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과거의 인기가 외국인선수 때문만은 아니지 않느냐"며 제도 변화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또한 제도 변화로 특급선수는 줄어도 수준급 선수들은 꾸준히 KBL을 노크하게 된다. 임금 체불이 없고 체제 비용을 구단에서 모두 부담하는 KBL은 외국인선수들에게 분명 매력적인 리그다. 찰스 민렌드와 앨버트 화이트도 트라이아웃 시절 국내무대를 밟은 선수들. 감독과 선수들이 최선의 노력만 한다면 얼마든지 재미있고 질 좋은 경기력을 기대해도 좋을 전망이다.

▲ 국제 경쟁력은?

프로농구 출범 당시 외국인선수 제도를 도입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국제 경쟁력 강화였다. 외국인선수들과 직접 부딪침으로써 그들에 대한 두려움을 해소하고 적응력을 키우기 위한 일환이었던 것. 이 제도로 서장훈과 김주성 같은 국가대표 선수들의 개인기량이 어느 정도 향상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서장훈과 김주성급이 되지 못하는 토종 빅맨들은 거의 모두 사장됐다.


올 시즌부터 외국인선수 출전제한 쿼터를 2,3쿼터로 늘렸지만 당초 의도와는 달리 대다수 구단들이 빠르고 조직적인 농구를 표방하며 2,3쿼터에 빅맨 대신 가드들을 투입하고 있다. 여전히 국내 빅맨들의 출장시간은 바닥이다. 내년에 지금보다 수준이 떨어지는 외국인선수들이 온다고 한들 토종 빅맨들이 나아질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지만 그나마 설자리를 좀 더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또한, 현행 외국인선수 제도에서 더 크게 우려되는 가드들의 국제 경쟁력 약화를 방지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환영할 만하다. 한국농구가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이 바로 가드 포지션인데 최근 포인트가들은 패스보다도 슛이 좋고 수비가 되는 선수들이 뜨고 있다. 과거에는 외국인선수들의 기량이 포인트가드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경향이 강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외국인선수들이 포인트가드들을 잠식할 기세다. 가드도 포워드처럼 슛 잘 넣고 수비 잘하면 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는 포인트가드들의 창의적인 플레이를 원천봉쇄하고 팀원들에게 볼을 배급해줄 포인트가드 본연의 역할을 망가뜨리는 것을 초래한다. 이번 아시안게임의 실패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다음 시즌부터는 외국인선수 수준이 떨어지겠지만 포인트가드들을 중심으로 한 국내선수들이 경기를 지배하는 시대가 다시 올 것이라는 전망. 지금 외국인선수들에게 국내 포인트가드나 국내선수들은 사치일 뿐이다. 거품을 쫙 빼고 우리나라 수준에 맞는 외국인선수들을 통해 국내 리그 질적 상승을 꾀할 필요가 있다.

다만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단순한 외국인선수 제도 변화에만 치중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유망주 육성을 통해 서장훈과 김주성급 선수를 배출해낼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타파하는 것이 한국농구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수적인 길이기 때문이다. -계속-

데일리안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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