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위탁방식, 집주인 리모델링 임대사업 추진…1.5% 저리 지원
입력 2015.09.02 14:00
수정 2015.09.02 14:08
[서민 주거안정 방안]독거노인·대학생 등 주거취약계층 지원 늘린다
정부가 서민과 중산층 주거안정 강화 방안으로 주거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은 저소득 독거노인과 대학생 등 주거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국토교통부는 2일 저소득 1인 가구에 대한 맞춤형 주거지원 강화와 중산층 주거사업인 뉴스테이 사업 확대 방안, 원스톱 주거지원 안내시스템 구축, 주거환경 정비사업 활성화 등을 내용으로 한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강화 방안’을 마련해 제시했다.
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주택시장 활성화대책 이후 부동산시장 회복세를 바탕으로 지난해 말 이른바 부동산 3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시장안정기에 접어든 것이라는 판단 하에, 민간투자를 위주로 한 임대사업의 시장 확정성을 염두에 둔 주거정책을 펼치고 있다.
또한 전세에서 월세로의 빠른 시장전환에 따른 임대차시장 구조변화와 부족한 공공임대주택을 대신할 주거복지 차원의 주거공급 등 다변화 돼가는 주택 수요에 따라 맞춤형 주거 지원이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이 가운데 상대적으로 주거비 부담이 높은 독거노인이나 대학생 등 저소득 1인 가구에 대한 주거 지원이 미흡한 상황이라는 지적에 따라 이번에는 노후주택을 대상으로 한 리모델링·집주인 리모델링 임대를 도입하고, 독거노인 등에 공공실버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임대 재고 중 30㎡ 이하 소형주택이 18.8%에 불과하며, 부양가족이 없는 독거노인이나 대학생 등 1인 가구는 공공임대 입주자를 선정할 때 일반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점이 감안됐다.
우선 국토부는 주택분할을 통한 리모델링 임대를 도입한다. LH 등 공공사업자가 사회복지시설이나 대중교통시설 등에 인접한 노후 단독주택 또는 다가구주택을 매입한 후 1인용 소형주택으로 리모델링을 하거나 재건축해 공공임대로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내년부터 연 2000가구(기존 물량전환분 1000가구와 순수증가분 1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리모델링 공사비는 주택분할을 통해 절감되는 비용으로 충당한다.
예컨대 수도권에 1억2000만원 상당의 다가구 주택을 LH가 매입해 5400만원을 들여 리모델링을 하게 되면 가구당 단가가 1억2000만원에서 8700만원(1억2000만원+5400만원/2가구)으로 줄어든다. 주택분할을 통해 가구 수가 늘면서 가두 당 단가가 줄어드는 효과로, 실제 매입비용이 절감되는 셈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내년에 매입임대나 전세임대를 5000가구를 늘리기로 했다. 기존 계획 4만 가구에 5000가구를 더해 4만5000가구의 매입·전세임대를 취약계층에 우선 공급할 예정이다.
◇집주인 리모델링 임대…노후주택 소규모 다가구 주택으로 개량, LH 위탁관리
이와 함께 ‘집주인 리모델링 임대 시범사업’도 추진키로 했다.
집주인이 노후된 단독·다가구 주택을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임대주택으로 개량해 공급하는 것으로, 내년에는 시범사업으로 150가구 개량해 1000가구 내외를 공급할 계획이다.
1개 주택을 개량해 8가구를 공급하게 되면, 6~7가구는 임대를 놓고 1~2가구는 집주인이 사용하는 방안이다.
집주인이 노후주택을 LH에 위탁하거나 직접 소규모 다가구 주택으로 개량한 후, LH에 임대관리를 위탁하면 집주인은 관리부담 없이 정해진 기간 동안 예상 임대수익을 확정 지급받고, 임대기간이 종료되면 개량된 주택을 반환 받을 수 있게 된다.
집주인은 주택도시기금으로부터 1.5% 저리에 가구당 최대 2억 원(평균 1억5000만원)의 개량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되며, LH는 임대관리비용과 임대리스크 분담대가로 통상 임대수수료(10∼15%)보다 비교적 저렴한 월 임대수입의 7% 정도를 수수료로 받게 된다.
이는 독거노인, 대학생 등 저소득 1인가구가 입주자로 우선 선정되고, 임대료는 시세의 50∼80%, 임대기간은 집주인 선택에 따라 최소 8년에서 12년, 최장 20년으로 정해진다.
수도권에서 시가 4억8000만원의 단독주택을 기준으로 수익성을 분석해보면, 먼저 99㎡(30평형)의 단층 단독주택을 리모델링을 통해 2층짜리 8가구, 연면적 159㎡(48평)로 개량하면 6가구를 임대로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른 공사비는 1억9200만 원 정도(평당 400만원), 융자 금리는 고정금리 1.5% 기준으로 주변 임대료 시세는 가구 당 월 40만원, 시세의 70%에 준하는 리모델링 임대주택 임대료는 28만원으로 산정된다.
6가구의 임대료 매월 168만원(28만원X6)에 세금(재산세·소득세) 및 수선유지비가 월 10만원(매년 120만원), LH 7% 위탁수수료 11만8000원, 매월 융자 상환금(임대기간 8년·212만원, 12년·146만원, 20년·93만원)을 부여하게 된다.
매월 집주인 확정수익은, 임대기간이 8년일 경우엔 자기자금 66만원을 추가 투입해야하며, 12년일 때 자기자금 투입 없이 운영이 가능해지고, 20년이 될 때 매월 임대소득이 54만원을 얻을 수 있다. 임대수익 면에서는 큰 투자가치가 없어 보이지만 임대기간이 끝나면 주택을 돌려받을 수 있어 자산가치(2억 원 가량)가 증대되는 메리트가 생기는 셈이다.
이 같은 집주인 리모델링 임대는 내년에 시범사업으로 150가구를 개량해 1000가구 내외를 공급할 계획이다.
집주인들의 수요와 관련, 현재 서울시의 경우 집주인 리모델링 임대사업을 실시할 수 있는 조건(준공후 10년, 대지면적 100㎡이상)을 갖춘 단독주택은 약 6만6160가구로 파악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20년 이상 노후주택이 92%에 달하는 서울 정릉의 단독주택 소유자에 대한 표본조사(35명) 결과, 86%(30명)가 집주인 리모델링 사업참여 의사 피력했다”며 “전국적으로 노후단독주택이 밀집된 재개발 해제지역, 주거환경관리구역 등을 고려해보면 리모델링 수요는 충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처럼 집주인의 임대사업에 정부가 지원하는 것에 대해서는 주거 취약계층에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집은 있지만 생활비가 부족한 은퇴세대에게 연금처럼 임대료 수입을 보장하는 한편, 노후화된 주택을 개량해 도심 주거환경개선에도 일조하는 등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실버주택 공급…지자체 참여 공모방식 도입, 사회공헌기금 활용
또한 정부재정과 민간 사회공헌기금을 공동 활용한 공동공공실버주택도 공급된다. 현재 추진 중인 주거복지혼합동의 시설과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한 공공실버주택을 도입해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 등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건설단가를 상향해 주거동에는 무장애시설, 응급 비상벨 등을, 복지동에는 물리치료실, 24시간 케어시설과 텃밭 등을 설치하고, 복지동 운영비를 지원, 사회복지사·간호사 등이 상주하면서 의료·건강관리, 일상생활지원(식사·목욕)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앞으로 동별로 연 3억 원 수준의 운영비 지원도 검토하고 있다.
공공실버주택 건설비는 재정과 최근 SK그룹이 고령층 주거지원을 위해 1000억 기부(건설비 800억, 운영비 200억)한 기금을 비롯한 사회공헌기금을 통해 재원을 마련한다.
운영비는 사회공헌기금 및 LH 기부금을 LH 주거복지 재단에 출연하고, 그 수익금을 활용하되 지자체 매칭방식으로 지원한다. 또 향후 건설업계 등 민간의 추가적 기부금을 통해 안정적 재원 마련을 추진키로 했다.
공공실버주택 입지는 지자체가 참여하는 공모방식을 도입해(10월 공모) 연내에 선정하고, 대상지도 LH 부지 외에 지자체 부지 등도 신규로 발굴키로 했다.
정부는 이미 추진 중인 12곳을 제외한 2016년과 2017년에 각 8개 단지(증축2·신축3·신규발굴3곳) 650가구, 총 16개 단지 1300가구(사업승인 기준)를 공급하되, 지자체 수요를 살펴가며 사업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고령층·대학생 주거비 지원 강화…전세임대 물량·행복주택 및 행복기숙사 공급 확대
아울러 ‘고령층 전세임대’가 신설되고 ‘대학생 전세임대’ 물량도 확대키로 했다.
고령층 전세임대를 신설해 독거노인 등 저소득 고령층에게 시세의 30% 수준으로 연간 2000가구의 전세임대를 신규 공급한다.
대학생 전세임대는 공급물량을 연간 3000가구 범위에서 2000가구를 확대해 연간 5000가구 수준으로 공급하고, 면적제한도 현행 50㎡에서 일반 전세임대와 동일하게 85㎡(3인 이상 거주 조건)로 확대한다.
이밖에도 행복주택 내 대학생 공급도 확대한다. 행복주택 입주자 모집물량 3만 가구 중 5000가구를 대학생에게 우선 배정한다.
서울 가좌, 인천 주안, 공주 월송, 세종 서창, 인천 용마루 등 대학가 인근의 5개 행복주택을 대상으로 대학생 입주자 비율이 50% 이상인 대학생 특화단지로 조성한다. 또 대학이 밀집한 도심지역(성북구 동소문동, 동대문구 휘경동) 및 유휴 대학부지 등을 활용해 2015∼2017년간 매년 행복기숙사를 10개소씩 공급한다.
이들 고령자와 대학생들에게는 주거비 지원도 강화된다. 고령자가 LH 공공임대주택 입주할 때는 계약금 융자를 지원한다.
그간 잔금대출만 가능했던 것에서 저소득 고령자(만 65세 이상)로 LH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하려는 경우는 잔금 외에 계약금(총 계약금의 70%)까지 대출해 임대차 계약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층을 지원한다.
행복주택 입주 대학생에 대해서는 버팀목 전세대출 지원대상을 기존 만 25세 이상에서 만 19세 이상으로 조건을 완화하고, 대출한도도 2000만원에서 4000만원으로 상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