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 FNC 이적설로 본 연예계의 '설,설,설'
입력 2015.08.24 09:15
수정 2015.08.24 09:17
FA대어 이적설, 심리전-몸값 올리기 설
상장사 경우 주가 호재…설 난무 '우려'
설(說)들이 난무하는 곳이 언론계다. 당연히 확인된 사실인 팩트만 보도하는 것이 언론의 기능이지만 대중의 관심을 반영하는 예측 기사도 빈번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각종 설들이 난무할 수밖에 없다.
정치면을 보면 벌써부터 차기 대권설이 제기되기 시작하고 있으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각종 출마설이 넘쳐난다. 연예면을 보면 열애설, 불화설, 출연설, 하차설 등 다양한 종류의 설들이 연일 계속된다. 요즘에는 스포츠 면에도 한창 설이 난무하고 있다. 유럽 축구 리그의 이적 시즌을 맞아 각종 이적설와 영입설 등이 넘쳐나는 것.
이런 각종 ‘설’ 기사들은 대부분 예측 기사인 만큼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는 경우도 많다. 그 예로 요즘 스포츠 마니아들에게 큰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유럽 축구 시장의 각종 이적설을 보면, 페드로 로드리게스라는 선수가 있다. 스페인 FC바르셀로나의 공격수로 최근까지 잉글랜드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이적설이 강하게 제기돼 온 선수다.
사실상 맨유 영입이 확정됐다는 보도까지 쏟아졌지만 결국 페드로는 맨유가 아닌 첼시로 이적할 분위기다. 발렌시아의 수비수 니콜라스 오타멘디 역시 맨유행이 유력하다는 이적설 기사가 쏟아졌지만 그 역시 맨유가 아닌 맨시티로 이적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이런 이적설 기사는 연예계에도 많다. 소속사와의 전속계약 기간이 종료해 FA가 된 톱스타가 어느 연예기획사로 소속사를 옮긴다는 등의 기사들이 대표적이다. 배우들의 방송이나 드라마 출연설 역시 스포츠계의 이적설과 비슷한 경우다.
그런데 이런 기사들 역시 ‘설’을 다루고 있는 것은 매한가지다. 이런 설들, 특이 이적설이나 출연설이 넘쳐 나는 까닭은 무엇일까. 우선은 계약을 앞둔 상황에서의 심리전이 기사화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예를 들어 어느 톱스타를 꼭 출연시키고 싶어 하는 영화사가 있다고 치자. 해당 톱스타 배우와 어느 정도 출연 협의가 오가고 있는데 빨리 마음의 결정을 못하고 출연 여부에 대한 장고에 들어간 상태다.
이럴 때 언론을 통해 해당 배우의 출연설을 흘리는 경우가 있다. 출연 사실이 기사화까지 된 상황이라 고민 중이던 톱스타가 결국 출연하는 것으로 결심을 굳힐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거의 출연을 결심한 상황에서 기사가 나올 경우 해당 영화사의 언론 플레이가 기분 나빠 오히려 출연 의사를 철회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몸값 높이기를 위한 설도 있다. 경쟁 관계의 두 드라마에서 모두 출연 섭외를 받은 배우가 있다고 치자. 이미 두 드라마 가운데 한 쪽으로 출연 의사를 굳혔지만 출연료를 더 높이기 위해 경쟁 관계의 드라마에 출연한다는 기사를 언론에 흘리는 경우가 그렇다. 실제로 멀지 않은 과거에 그런 일이 있었다.
두 드라마 사이에서 양줄 타기를 하던 그 배우는 이런 식으로 언론 플레이를 했다. 그런데 상황이 돌변했다. 오히려 그가 그다지 출연할 의사를 갖고 있지 않던 B 안으로 여기던 드라마 제작사 측에서 해당 출연설 기사가 나오자 애초 제안보다 훨씬 높은 출연료를 제안한 것. 결국 그는 A 안으로 여기던 드라마의 출연료를 높이려가 아예 B안으로 여긴 드라마에 출연하게 됐다.
당연히 A 안이던 드라마 제작사 측에선 격분했다. 이미 출연을 사실상 약속해서 그를 중심으로 드라마 제작 스케줄까지 확정했던 드라마 제작사는 주연 배우를 새로 구하는 과정부터 새로 시작을 해야 했다. 해당 배우의 출연을 바탕으로 방송국 편성까지 받아 놓은 해당 드라마는 아예 편성에서 빠질 위기에 내몰리기도 했다.
결국 어렵게 새로운 주연 배우를 구한 이 드라마는 정상적으로 편성을 받아 자신들을 버린 배우와 같은 시간대에서 정면 승부를 벌였다. 그만큼 의지가 불타올랐다고 한다. 그 배우가 나오는 드라마에는 절대 지지 말자는 결의가 대단했다고 하는 데 결국 시청률 경쟁에서 압승했다.
또한 원래 출연하기로 했던 배우를 대신해 캐스팅한 배우는 빼어난 연기력으로 그 공백을 메워냈다. 본인 스스로 A 안으로 여겼을 만큼 더 출연하고 싶었던 드라마를 포기하고 높은 출연료를 주는 B 안 드라마를 선택한 해당 배우 역시 나중에 크게 후회했다는 후문이다.
몸값 높이기 이적설은 스포츠에서도 존재한다. 이번 이적 시장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뿌린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의 세르히오 라모스가 대표적이다.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맨유로의 이적을 시도한 라모스는 끝대 레알 마드리드와 재계약했다. 라모스가 맨유 이적설을 통해 원하는 만큼 몸값을 높여 레알 마드리드와의 재계약에 성공한 것.
최근에는 강동원 이적설이 화제가 되고 있다. 유재석을 영입하며 최근 연예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FNC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는다는 ‘설’이 제기된 것. 강동원은 오는 11월 현재 소속사인 UAA와 계약이 만료될 예정이다. 이로 인해 강동원을 영입하려는 연예기획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알려졌는데 그 상황에서 FNC엔터테인먼트 영입설이 나돈 것.
사실 연예인의 경우 출연설이 훨씬 압도적이며 강동원의 사례와 같은 소속사 이적설은 크게 화제가 되진 않는 편이다. 스포츠와 비교해 보면 소속사 이적설은 스포츠 선수가 에이전시를 바꾸는 것에 해당될 뿐이다. 스포츠 스타의 에이전시 교체는 그리 큰 관심거리는 아니다. 스포츠 스타가 어느 팀에 들어가서 팀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느냐가 관건인데 연예인 역시 어느 작품에 들어가서 다른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강동원의 이적설이 크게 화제가 된 까닭은 바로 FNC엔터테인먼트가 상장사이기 때문이다. 상장사인 연예기획사에서 톱스타 영입설은 주가를 뒤흔들만한 호재다. 실제로 과거 연예기획사의 우회상장 열풍이 불던 2000년대 후반에는 이런 톱스타들의 소속사 이적이 엄청난 관심사였다.
톱스타들의 움직임이 해당 연예기획사의 주가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시에는 연예부 기자들보다 증권 담당 기자들이 톱스타의 이적설에 더 큰 관심을 갖기도 했다. 연예기획사 간부들도 연예부 기자들을 만나는 것보다 증권 담당 기자들을 만나는 데 더 공을 들이기도 했다.
FNC엔터테인먼트는 “강동원과의 계약에 대해서는 현재로서 들은 바가 없다. 논의한 적도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로 인해 강동원의 FNC 이적설은 금세 사실무근이 됐다. FNC가 빠르게 영입 사실을 부인하면서 주가에 미친 영향도 크지 않았다. 만약 FNC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면 강동원 이적설로 인해 FNC의 주가가 오르는 상황이 벌어졌을 수도 있다.
엄정화 엄태웅 남매도 최근 현 소속사를 떠나 새로운 연예기획사를 찾고 있다고 알려진 상황이라 그들을 둘러싼 이적설도 조금씩 관심을 끌고 있다.
부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톱스타인 이들이 모두 다른 외부 영향 없이 더 좋은 작품 활동에 매진할 수 있는 좋은 연예기획사를 만나 지금처럼, 아니 지금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