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해전 영웅의 숲' 국민 마음 모여 첫 삽 떴다

파주 = 데일리안 박진여 기자
입력 2015.08.11 17:50 수정 2015.08.17 13:55

"숲 조성 위해 31일까지 목표액 5천만원 달성돼 가을 푸르른 숲 이뤘으면"

제2연평해전 전사자 황도현 중사의 부모 박공순씨(오른쪽)가 11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DMZ 도라산평화공원에서 열린 연평해전 영웅의 숲 착공식에서 전사자 장병을 기리는 기념식수에 메시지를 작성한 뒤 눈물을 훔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제2연평해전으로 나라를 지키다 순국한 장병들을 기리기 위한 ‘제2연평해전 영웅의 숲’ 조성 프로젝트가 국민 개개인의 마음을 모아 거둔 결실로 11일 그 첫 삽을 떴다.

이 프로젝트는 청년이여는미래와 트리플래닛이 공동 기획한 것으로 지난달 21일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모금을 시작해 일주일 만에 2차 모금목표인 3500만원을 돌파하면서 ‘영웅의 숲’ 조성이 현실화 됐다.

‘영웅의 숲’ 착공식은 남북경계선에서 2.8km 떨어진 경기도 파주시 DMZ 도라산평화공원에서 진행됐다.

이날 착공식에는 제2연평해전의 6영웅인 윤영하 소령, 한상국 중사, 조천형 중사, 황도현 중사,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의 유가족과 참전용사들, 숲 조성을 위해 부지를 제공한 경기도청 관계자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또한 남한대학생과 탈북대학생이 함께하는 미래통일리더아카데미가 자원봉사자로 나서 영웅을 기리고 평화를 기원하는 데 함께 힘썼다.

착공식이 진행되고 전사자 가족 대표로 인사말을 전한 고 서후원 중사 아버지 서영석 씨는 마이크를 건네받자마자 울음을 터뜨리며 심경을 전했다.

서영석 씨는 “시간이 지나도 지나도 계속 눈물이 나 왜 이럴까 생각해보니 눈물을 흘리는 것은 슬플 때도 흘리지만 너무 좋을 때도 흘리는 것이기에 오늘 이 좋은날 너무 좋아 더 눈물이 난다”고 입을 뗐다.

서 씨는 “이 성스러운 자리, 이 신성한 곳에 서게 돼 정말 감사하다”며 “영화 ‘연평해전’을 제작해준 김학순 감독님, 이 자리를 만들어준 많은 청년들, 이 숲이 조성되기까지 정성을 모아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정말 감사하다”며 연신 감사를 표했다.

이날 함께 소감을 전한 고 윤영하 소령 아버지 윤두호 씨는 “젊은 청년들이 우리 여섯 영웅을 영원히 기억할 수 있도록 계기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며 “이 영웅의 숲을 통해 우리 여섯 영웅과 이 뜻 깊은 시간들이 오래오래 기억돼 훗날 이 정신이 수많은 청년들에게 투입되어 이 나라를 지키는데 큰 힘이 되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본격 착공식이 시작되고 전사자가족들을 중심으로 모든 참석자들이 준비된 10그루의 나무를 함께 심는 시간을 가졌다.

전사자 가족들은 ‘사시사철 푸르른 강인한 나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소나무 묘목을 어루만지며 흙을 덮고 각각 메시지를 담은 현판을 나무에 걸었다.

나무에 걸린 현판에는 ‘박동혁! 잘 자라거라!’, ‘나무야 나무야 병들지 말고 무럭무럭 잘 크렴’, ‘영웅의 숲을 조성해 주셔서 감사하다’, ‘여섯 영웅의 희생이 영원히 기억돼 이 나라를 지켜주기를 빈다’ 등 제각각의 메시지가 담겼다.

휑하던 숲에 10그루의 나무가 뿌리내리며 ‘영웅의 숲’이 조성된 것을 보고 고 황도현 중사 어머니 박공순 씨는 “나무는 영혼이 있어 이 곳에 오니 평소보다 더 많은 생각이 든다”며 “나무들이 상태가 다 좋고 튼튼한 나무라 마음이 더 안정된다”고 전했다.

이어 박 씨는 “이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자리 잡아 비록 죽은 영혼이지만 여섯 영웅들이 안정되게 자리 잡았으면 한다”며 “평화공원에 들어올 수만 있다면 앞으로 자주 오고 싶다”소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원봉사에 나선 청년들을 바라보며 “우리 도현이가 살아생전 봉사를 많이 했는데 이곳에 오니 더 생각난다. 만약 살아있었다면 이런 자리에 누구보다 먼저 발 벗고 나섰을 텐데...”라며 눈물을 훔쳤다.

‘연평해전 영웅의 숲’에는 프로젝트가 종료되는 날까지 마련되는 기금으로 약 200여 그루의 소나무가 심어질 예정이며 공원 조성을 위한 클라우드 펀딩의 참여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현판도 설치된다.

이번 프로젝트를 공동기획한 트리플래닛 관계자는 “꼭 목표액이 마련돼 가을에는 좀 더 많은 소나무가 심어져 아름다운 숲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숲 조성을 위한 모금은 8월 31일까지 계속되며 최종 목표액은 5000만원이다. 참여는 온라인 모금 페이지인 ypheroforest.org에서 가능하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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