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창으로 새는 정보' 금융 사기 인출책 44명 검거
입력 2015.07.30 11:41
수정 2015.07.30 11:42
컴퓨터 악성코드, 수사관 사칭 등 종류도 다양해
컴퓨터 악성 코드로 금융 정보를 빼내 30여억원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경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30일 중국 금융사기조직과 공모, 컴퓨터 악성코드 등을 이용한 금융사기로 30여억원을 챙긴 혐의(컴퓨터등사용사기등)로 유모 씨(27) 등 8명을 구속하고 인출책 등 3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유 씨 등은 안성 A 고등학교 행정실 컴퓨터에 악성코드를 심어 알아낸 계좌정보로 총 2억 3000만원을 빼내 무단 이체한 계좌에서 돈을 인출해 송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러한 수법에 당한 피해자는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총 67명으로 피해금만 31억 8000여만원에 달한다.
유 씨는 금융사기 조직의 한국 인출총책으로 인출책과 대포통장을 모집해 피해금을 현금화해 중국으로 보내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유 씨는 경찰조사에 대비해 사전 교육을 시켰고, 인출책의 도주를 방지하기 위해 신분증과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미리 받고 감시조까지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 씨가 가담한 금융사기 조직은 컴퓨터 악성코드를 이용한 파밍(Pharming)과 수사관을 사칭한 피싱(Phishing), 자동차회사 직원을 사칭한 재활용업체 선금 요구 등의 방법으로 돈을 빼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컴퓨터에 악성코드를 심는 파밍(pharming) 수법에는 '보안 강화 팝업'창이 이용됐다.
'보안관련 인증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라는 팝업창을 띄워 은행 로고를 클릭하게 한 다음 관련 인증절차 및 금융 정보를 입력하는 창을 띄워 정보를 빼내는 방식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이버 금융사기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며 "평소와 다른 인터넷 창이 뜨면 금융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