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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2차전지, 무관세 실패 아쉬움 속 수출 활로 모색

이홍석 기자
입력 2015.07.21 15:22
수정 2015.07.21 15:27

중국의 강력한 반대로 WTO ITA의 무관세 품목서 빠져

현지생산 확대·취약기술 경쟁력 확보로 관세장벽 돌파

경기도 파주 LG디스플레이 LCD 생산라인 ⓒLG디스플레이
200여개 정보기술(IT) 품목들의 관세 철폐에도 디스플레이와 2차전지는 관세 장벽을 넘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이들은 현지 생산 확대와 취약 기술 경쟁력 확보 등에 나서며 수출 활로 모색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디스플레이와 2차전지는 전날 발표된 세계무역기구(WTO) 정보기술협정(ITA)의 무관세 품목리스트에서 제외됐다.

ITA는 기존 무관세 품목에 반도체부품 모듈과 카메라 센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자기공명영상(MRI) 장치 등 201개 품목을 무관세화하기로 잠정 합의하고 오는 24일쯤 80개 회원국 국가별로 최종 승인이 이뤄질 예정이다.

양 업계는 이번 결정에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협상 전부터 자국 시장을 보호하려는 중국의 강력한 반대가 예상됐던 터라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무관세를 통한 수출 경쟁력 확보 기회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ITA에 참여하고 있는 80개 회원국이 전 세계 IT 무역 규모의 97%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수출 확대의 기회를 놓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특히 두 분야 모두 지난달 정식 서명된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서 큰 수혜를 받지 못한 터여서 아쉬움은 짙을 수밖에 없다. 디스플레이와 2차전지 모두 중국을 최대 수출 전략 시장으로 삼고 있다.

한·중 FTA에 따르면 액정표시장치(LCD)의 경우, 현재 5%인 관세율을 FTA 발효 후 8년간 유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9년과 10년째에 각각 2.5%씩 낮추도록 하고 있다. 또 현재 12%인 리튬이온전지 관세율은 5년 후에 9.6%로 낮아지는 등 인하속도가 매우 느리게 설정돼 있다.

두 업종 모두 국내 업체들이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며 시장을 주도해 왔지만 현재 중국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먼 미래의 관세 철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삼성SDI의 캔타입 배터리 ⓒ삼성SDI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관계자는 “이미 격차가 거의 사라진 LCD는 차치하고라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빠진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며 “아직 OLED는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크지만 언제까지 이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하지만 양 업계는 중국의 높은 관세 장벽을 뛰어너머 수출 활로를 계속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이미 양대 디스플레이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중국 현지 LCD공장 증설을 통해 현지 생산량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연말까지 중국 쑤저우 LCD공장을 풀 가동체제로 확대한다는 목표 하에 증설 투자에 나선 상태다. 투자가 완료되면 현재 8세대(2200×2500㎜) 기판 기준 6만5000장 규모의 생산라인이 2배로 늘면서 총 13만장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도 현재 8세대 기준 9만장 규모인 광저우 LCD공장에 연내 3만장 규모의 라인을 증설, 내년부터 12만장의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2차전지업계도 2차전지 소재 기술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소재 기술의 경우, 일본에 뒤지고, 중국에 쫓기는 샌드위치 신세이지만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이 상용 리튬이온전지 보다 2배에 가까운 에너지밀도를 구현할 수 있는 음극소재 기술을 개발한 것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와함께 WTO 협상을 통해 리튬이온배터리의 무관세화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WTO 환경분과에서 진행하고 있는 친환경 상품에 대한 무관세 협상을 통해 관세 제로에 재도전하겠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리튬이온배터리는 스마트그리드의 핵심 부품으로 인정받아 WTO 환경분과의 친환경상품으로 분류돼 있다”면서 “친환경상품에 대한 무관세 협상을 통해 관세 제로에 다시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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