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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폴 싱어, 법과 논리 버리고 감성팔이 나서나

이홍석·김유연 기자
입력 2015.07.14 14:04
수정 2015.07.14 17:23

창업자 폴 싱어 2002년 월드컵 경기 방문 사진에 비난 쇄도

인터넷에는 폴 싱어와 대머리 독수리 합성 사진으로 비판

폴 싱어 회장이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전을 앞두고 경기장 앞에서 붉은 두건과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촬영한 모습. ⓒ엘리엇매니지먼트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홍보’가 아닌 ‘선전’에 가까운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 또 그동안 주장해온 법과 논리를 버리고 감성팔이에 나서는 등 이중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13일 오후 홍보대행사를 통해 13년 전 '추억의 사진' 한 장이라며 창업자인 폴 싱어 회장이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전을 앞두고 경기장 앞에서 붉은 두건과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엘리엇 측은 "폴 싱어 회장은 한국에 대해 오랫동안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다"며 "그는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에 진출하자 '너무나도 기쁜 나머지' 한국에 가서 직접 경기를 보고 한국을 응원하고 싶은 일념으로 오로지 한국과 독일전을 관람하기 위해 뉴욕에서 한국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진 공개는 소액주주들을 설득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엘리엇이 한국에 애정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달랑 사진 한 장만을 공개하고 얼마나 애정을 갖고 있는지를 나타낼 수 있는 부연 설명은 하나도 없었다.

또 그동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합병 비율 등 구체적이고 논리적인 수치로 주장을 전개해 온 것과 달리 감성팔이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감성적 호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공개된 엘리엇의 투자 행태는 이와는 많이 다른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엘리엇은 단기투자로 수익만 챙긴 후에는 빠지는 벌처펀드의 전형적 모습을 보여 왔다. ‘벌처’는 썩은 고기를 먹는 대머리독수리를 뜻하며 벌처펀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투자하는 헤지펀드를 말한다.

엘리엇은 EMC·리버베드·노벨·BMC·주니퍼네트웍스·시트릭스 등 외국 글로벌 업체들을 가리지 않고 공격해 왔다. 일정 지분을 취득한 뒤 사업부 매각, 분사, 자사주 매입, 비용절감 등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제시하며 기업들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공격을 감행해 왔다. 일부 기업들은 결국 그들의 요구를 수용했으며 그 과정에서 사모펀드에 매각되는 등 좋지 않은 결말을 맞는 기업도 탄생했다.

또 페루·콩고·아르헨티나 국채 등을 투자하는 과정에서 해당 국가들을 도탄에 빠뜨리기도 했다. 합법적인 방법을 취하면서도 어려움에 빠진 기업과 국가들을 이용해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해 많은 비난을 받아왔다.

이미 인터넷 상에서는 오래 전부터 엘리엇의 창업자 폴 싱어를 대머리 독수리에 합성하는 사진이 등장하는 등 벌처펀드의 실상을 알리고 이에 대한 비판도 제기돼 왔다. 재계 한 관계자는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이 미국 기업들도 무자비하게 공격하는데 한국 기업들에게 애정이 있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 "이번 사진 공개는 불리한 상황을 여론으로 타개해 보려는 꼼수"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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