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합병 법적 하자 없다"...엘리엇 여론전에 적극 대응
입력 2015.06.18 12:52
수정 2015.06.18 17:36
'지배구조 개편 지지하나 합병 불공정하다는 이중적 태도 보여'
서울 서초동 삼성물산 본사(왼쪽)와 엘리엇 홈페이지 캡쳐. ⓒ데일리안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는가 오는 19일 법정싸움을 하루 앞두고 삼성물산-제일모직간 합병 반대 여론전에 나섰다. 그러나 합병 비율과 시너지효과에 대한 재차 의문을 표시하면서도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서는 지지한다는 이중적 입장을 드러내 진짜 의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물산은 18일 엘리엇이 삼성물산-제일모직간 합병 관련 소식을 전하는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양사간 합병이 불공정(unfair)하고 불법성(unlawful)이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특정회사의 합병 관련해 홈페이지까지 개설한 것은 법정 다툼을 앞두고 여론전을 개시하기 위한 의도로 판단하고 앞으로도 법정에서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국내법상 아무런 문제가 없는 합병 사안에 대해 똑같은 주장을 계속 반복하고 있다"며 "기업의 미래가치와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합병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엘리엇은 이 날 오전 인터넷 사이트(www.fairdealforsct.com)를 개설하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관한 엘리엇의 견해'라는 제목의 파워포인트 자료를 게시해 상세한 논거를 제시하며 양사간 합병의 '불공정성'과 '불법성'을 거듭 주장했다. 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에 대한 추가 정보제공 및 입장 발표’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을 상대로 한 여론전도 적극적으로 진행했다.
삼성측은 엘리엇이 이번 자료에서 합병안 결정 직전 시기의 시가를 기준으로 산정된 1대 0.35의 합병 비율 문제를 다시 거론한데 대해서도 깊은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주가를 기준으로 합병 비율을 결정하는 국내 법을 따랐을 뿐인데도 엘리엇이 부당한 주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그렇다면 국내 법을 어겨가면서 합병 비율을 정해야 한다는 것인지 좀 답답한 측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엘리엇은 이 날 자료에서 "삼성물산을 심각하게 저평가했고 제일모직 주식의 시장 가치가 극단적으로 고평가됐다는 점에서 불공정하다"며 "합병이 되면 삼성물산 주주들은 제일모직 주주들을 위해 7조8000억원의 장부 가치를 포기해야 하는 처지"라고 말했다.
엘리엇은 이번 자료가 글로벌 의결권 자문 기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제출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스스로 밝혀 여론 조성용임을 자인했다. 해외 기관 투자가들에게 큰 영향력을 끼치는 ISS는 다음달 초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대한 견해를 표명할 예정인데 엘리엇을 제외하고 전체 삼성물산 주주의 약 25% 가량을 차지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ISS견해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 날 엘리엇이 사이트 개설과 함께 합병 반대논리를 상세하게 제시한 것이 이번이 처음으로 삼성물산을 상대로 제기한 2건의 가처분 신청(주주총회 결의금지 가처분 및 자사주 의결권 금지)에 대한 법정 다툼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불공정(unfair)과 불법성(unlawful)이라는 표현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일반 주주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법원에서 엘리엇의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으며 다음달 17일로 예정된 예정된 삼성물산 임시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에서의 승리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2대 주주인 국민연금(10.2%)이 엘리엇의 손을 들어주기는 어려워 합병에 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 측의 우호지분이 19.8%로 엘리엇의 지분은 7.1%에 불과한데 10.2%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 역시 수익률 극대화를 이유로 반대입장을 취하기 어렵다"며 "엘리엇을 제외한 외국인 투자자 26.7%의 표심 역시 유동적이어서 엘리엇 공세의 성공 여부에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