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내년 대구 출마? 덩달아 김부겸도 뜨네
입력 2015.05.29 19:55
수정 2015.06.03 11:30
이한구 후계자설 속 29일 대구 방문, '여당 잠룡' 대항마 누군지 관심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당내 잠룡 중 한 명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사실상 후계자로 지명한 모양새를 취해 눈길을 끌고 있는 가운데 이곳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상대 당 김부겸 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덩달아 주목을 받는 분위기다.
이 의원은 지난 2월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당협위원장도 사퇴했다. 공석이 된 당협위원장을 놓고 현역의원은 물론 지역인사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28일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에서는 공석이 된 당협위원장들을 채우는 작업에 속도를 내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수성갑은 이에 따라 6월 공모 절차를 통해 7월 초쯤 당협위원장이 선출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그간 지역구에 대해 "누구의 손도 들어주지 않겠다"는 기조를 유지해왔다. 그러던 중 김 전 지사가 29일 대구 수성갑을 방문하는 것을 두고 "출마한다면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는 입장으로 돌아선 것은 이 같은 조강특위의 적극적인 움직임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야당 내 잠룡인 김 전 의원이 지역구에서 여러 해 '표심 다지기'를 하고 있는 만큼 웬만한 인사로는 대구 수성갑이 '새누리당의 텃밭'일지라도 당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만약 20대 총선서 지역구를 김 전 의원에게 내줄 경우, 이른바 '후계자 정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떠난 자신에게 쏟아질 비판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의원과 김 전 지사 사이에 '특별한 인연'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과 김 전 지사는 경북고등학교, 서울대학교 선후배 사이다. 또 이 의원이 비례대표에서 대구 수성갑으로 공천을 받을 당시 김 전 지사가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인연도 있다.
재미있는 것은 김 전 지사에 대한 관심과 함께 그간 정치권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김 전 의원도 '떴다'는 것이다. 김 전 지사가 대구 수성갑에 출마 움직임을 보인다는 소식에 인터넷상에서는 김 전 지사보다 김 전 지사의 대항마인 김 전 의원이 더 화제를 모으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김 전 의원은 2012년 총선 당시 대구 수성갑에서 40.4%, 2014년 대구시장 선거 때는 40.3%의 득표율을 받았었다. 이 때문에 정가에서는 김 전 의원이 호남에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킨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과 같은 길을 걷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김 전 의원의 차녀가 배우 윤세인 씨인 것도 김 전 의원을 유명하게 만든 요인 중 하나다.
한편 현재 대구 수성갑을 바라보고 있는 인사들로는 강은희 새누리당 의원(비례대표), 정순천 대구시의회 부의장, 임재하 전 대구지방법원 판사 등으로 알려진다. 또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장승수 변호사, 김범일 전 대구시장, 박영석 전 대구MBC사장, 이덕영 하양중앙내과병원장 등이 본인 의지와는 상관없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