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비치 추천도서엔 "김일성 친일반역자 땅 뺏어"
입력 2015.05.19 13:57
수정 2015.05.19 14:06
청년지식인포럼 Story K 근현대사 추천도서 모니터링 결과 발표
"사실적 오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통성 훼손…심각한 수준"
“5·10선거는 남한만의 단독 정부를 수립하기 위한 선거였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호감을 사기 어려웠대. 김구를 비롯한 민족주의자들은 선거참여를 거부하고 남북협상을 추진했고, 좌익은 단독선거·단독정부 반대 투쟁을 전개했거든”(「10대와 통하는 문화로 읽는 한국현대사」 pp.120-124)
- 대한민국 건국의 출발점이자 유엔의 감시 하에 진행된 5·10 선거의 공정성을 언급하지 않아 대한민국이 유엔으로부터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인정받은 사실을 왜곡
“김일성은 토지 개혁으로 조선 총독부와 일본인, 친일 민족 반역자, 지주 등이 가진 땅을 빼앗아 농민들에게 나누어 주었어요”(「오천년 한반도 역사 속을 달리는 한국사 버스」 p.189)
- 형식상 무상몰수·무상분배지만 농민에게 매매·상속 등의 진정한 소유권을 준 적이 없는 북한의 토지개혁은 성공적인 것처럼 묘사해 이승만 정권이 단행한 농지개혁의 긍정적 결과를 폄하하고 부작용만을 강조
청년지식인포럼 스토리K가 2014년 6월부터 2015년 4월까지 전국 17개 시·도에 위치한 각급 도서관 460여 곳의 어린이·청소년 근현대사 추천도서 9000여권 중 한국 근현대사를 다룬 책 40여권을 집중 모니터링한 결과, 일부 도서에서 사실적인 오류는 물론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훼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종철 청년지식인포럼 스토리K 대표는 1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정부 및 교육청 산하 전국 도서관 어린이·청소년 근현대사 추천도서 모니터링 결과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조사결과를 밝혔다.
이 대표는 “각급 도서관에 추천되는 책 중 일부분은 편향된 역사인식을 갖고 있는 개인에 의해 저술됐고 아무런 여과 장치 없이 어린이 또는 청소년용 권장도서로 읽혀지고 있다”며 “아직 국가관이 형성되지 않은 어린 학생들에게 객관적 사실에 기초한 저술이 아닌 일부의 망각에 기초한 내용의 책을 추천도서 형식으로 읽히게 하는 것은 한국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위험한 일”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따르면 △나는 공산주의자다(허영철 저) △나는 통일이 좋아요(정혁 저) △10대와 통하는 한국 전쟁 이야기(이임하 저) △교과서 밖에서 배우는 역사 공부(정은교 저) △남경태의 열려라 한국사(남경태 저) △오천년 한반도 역사 속을 달리는 한국사 버스(박찬구 저) 등 6권에 대해 왜곡 정도가 ‘아주 심각한’ 수준이었다.
스토리K 측은 또한 △전쟁으로 보는 한국사(이광희 저) △10대와 통하는 한국사(고성국 저) △꼬마역사학자의 한국사탐험(윤준기 저) △10대와 통하는 문화로 익는 한국 현대사(이임하 저) 등 5권은 ‘심각함’으로 분류했다.
이밖에 △용선생의 시끌벅적 한국사 10권(금현진 외 2명 저)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 현대사(서중석 저)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스토리K 측은 왜곡 정도가 아주 심각하다고 평가된 도서 중 ‘나는 공산주의자다’라는 만화책이 가장 문제라고 지적했다. 해당 도서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것은 물론, 북한의 정치체제가 더 낫다는 북한식 선전을 그대로 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해당 만화책은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 ‘제대로 된 민주주의는 북조선에서 이뤄진 것 같다. 나는 이미 북에서 민주주의를 경험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여전히 저쪽(북한) 민주주의를 더 신뢰한다. 민주주의의 기본이 백성을 하늘처럼 떠받드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건 바로 저쪽(북한)에서 그렇게 했거든요’라고 서술하고 있다.
특히 이 책의 저자 허영철이 1954년 8월 북한의 간첩으로 남파돼 1955년 7월 체포,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아 36년간 감옥에 있다 1991년 출소한 비전향 장기수라고 소개하며 그 문제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개인의 인생사는 한편으로 가슴이 아플 수 있겠지만, 남파 간첩으로서 6·25 전쟁에 대한 서술이나 북한에 대한 관점 등 전체적인 역사관은 북한의 선전을 그대로 가져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책이 경기도교육청 산하 ‘경기디지털자료실 지원센터’의 서평단에 속한 교사에 의해 초등학생이 읽으면 좋은 책으로 추천된 점에 대해서도 우려를 내비치는 한편, “각 계 전문가에 의해 저술·검수되는 교과서에 비해 불투명한 도서관 추천도서 선정과정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스토리K는 근현대사 다루는 책에서 북한을 서술할 때 △주제사상에 대한 비판적 서술 △북한인권문제 구체적 기술 △북한의 유일사상 10대 원칙이 초래한 인권침해의 심각성 △북한의 3대세습, 독재 체제에 대한 서술 △핵개발 핵실험 등 북한의 대남도발 등의 내용을 함께 언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모니터링 조사 결과와 관련, 김정수 자유교육연합 상임대표는 “판단력을 완전히 갖추지 못한 청소년이 진보적인 특히 공산주의를 찬양하고 고무하는 서적들을 읽히려고 시도하는 것은 천인공노할 일”이라며 “하루 빨리 악서들을 전수조사해 폐기시키거나 없애는 작업이 이뤄져야만 미래 세대에 편향된 사상을 심어주는 일이 없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철문 교육과학교를위한학부모연합 고문 역시 “도서 추천의 목적이 어린이의 미래를 위한 것인지 종북주체사상 신봉에서 나온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즉시 전국 도서관에 있는 책들을 회수해 처분해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밖에 조형곤 21C미래교육연합 대표는 경기도 관내 77개의 초중고에 ‘나는 공산주의자다’라는 책이 80여권가량 비치됐다고 밝히며 “교육과정에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제대로 가르치고 북한의 실상에 대해서 정확히 지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