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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두 달’ 회복 더딘 류현진, 이대로 시즌아웃?

김윤일 기자
입력 2015.05.09 08:15 수정 2015.05.09 08:22

불펜피칭 이어왔지만 60일 부상자 명단 등재

롱런 위해 긴 휴식 보장받을 필요도 있어

재활 기간이 생각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이는 류현진. ⓒ 연합뉴스

올 시즌, 아직까지 첫 등판 기회를 잡지 못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8)의 어깨가 심상치 않다.

LA 다저스는 지난 5일(한국시각) 류현진을 6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렸다. 지금까지 15일자 DL에 두 차례 이름을 올렸던 점을 감안하면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부분이 아니다. 메이저리그에서 60일자 부상자 명단에 포함된 선수는 수술에 임했거나 시즌 아웃, 또는 장기 재활을 요구하는 이들로 구성된다.

당초 류현진의 어깨 부상 재활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보였다.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왼쪽 어깨 통증을 호소했던 류현진은 일정 기간 휴식을 취한 뒤 캐치볼, 불펜 투구 순으로 재활을 이어갔다. 돈 매팅리 감독 말에 따르면 곧 라이브 피칭에 임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제동이 걸렸다. 류현진은 가장 최근 불펜 투구에서 평균 구속에 훨씬 못 미치는 82~83마일(시속 약 134km)의 공을 던졌다. 이에 대해 매팅리 감독은 “걱정할 수준까지는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구단의 조치 등 정황으로 볼 때 류현진의 몸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한 것 아닌가란 우려를 낳고 있다.

조짐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 직전인 한화 시절에도 등쪽 부위에 통증을 느껴 수일간 로테이션에서 제외된 바 있다. 대개 등 부위 통증은 어깨 상태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에도 개막 후 7경기를 치른 뒤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공식적인 부상 부위는 왼쪽 어깨 통증이었다. 그리고 시즌 막판, 류현진은 다시 한 번 왼쪽 어깨 부위의 이상으로 로테이션을 거른 바 있다.

투수에게 어깨 부상은 자칫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부위로 통한다. 팔꿈치의 경우 ‘토미 존 서저리(인대 접합 수술)’로 치유가 가능하지만 어깨는 수술마저도 쉽지 않은 부위이기 때문이다. 수술 후에도 재활이 쉽지 않은데다가 복귀 가능성도 다른 부위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편이다. 어깨 수술 후 예전 기량을 찾지 못한 요한 산타나(사이영상 2회 수상)가 대표적이다.

따라서 최악의 경우가 아니라면, 어깨 부상의 경우 재활을 선택하는 일이 다반사다. 얼마 전 명예의 전당에 오른 페드로 마르티네즈는 2007년 어깨 수술을 타진했지만, 결국 재활을 택했고 복귀 후 2년을 더 뛰며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재활도 쉬운 길이 아니기는 마찬가지다. 마사지 등 물리치료가 병행되기는 하지만 인체의 자연치유 능력에 전적으로 기대야 하기 때문에 인고의 시간을 버텨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오랜 시간 재활에 매달렸더라도 다시 통증이 발생한다면 원점으로 돌아가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류현진은 올 초 출국 기자회견에서 2015시즌의 목표를 “200이닝 돌파”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 야구에서 200이닝은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켜도 결코 돌파가 쉽지 않은 기록이다. 따라서 에이스급 투수들의 전유물로 여겨지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 2년간 각각 192이닝, 152이닝을 소화했다. 특히 지난 시즌은 규정이닝(162이닝)에도 못 미쳐 아쉬움을 남겼다. 한층 더 높은 레벨의 투수가 되고픈 류현진이 200이닝 돌파에 초점을 맞춘 이유다.

여기에 2017시즌까지 750이닝을 넘긴다면 마지막 해 계약을 파기하고 FA 자격을 획득할 수 있는 권리까지 얻을 수 있다. 앞으로 406이닝이 남았는데 건강만 확실하게 되찾는다면 2시즌 정도에 소화할 수 있는 이닝 수다.

2006년 프로에 데뷔한 류현진은 지난해까지 KBO리그 포함, 모두 1613이닝을 던졌다. 연평균 179.2이닝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수치다. 여기에 국가대표 차출까지 감안하면 그의 어깨는 지금까지 쉴 틈 없이 소모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은퇴할 때까지 부상 없이 롱런하는 것도 큰 축복이지만 그러한 길을 밟지 못하는 선수가 부지기수다. 어설프게 부상을 다스려 더 큰 위험을 안기 보다는 긴 호흡을 갖고 재활에 임해 완벽한 몸 상태로 돌아오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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