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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련의 새누리당 따라하기 '우리도 당직자 공채한다'

조소영 기자
입력 2015.04.25 08:31 수정 2015.04.25 08:41

지난 24일 사무직 당직자 공채 서류접수 마감

문재인·양승조 "엄정하게 인재 뽑을 것" 교감

24일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공보실 앞에 사무직 당직자 공개채용 포스터가 붙여져 있다. ⓒ데일리안 24일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공보실 앞에 사무직 당직자 공개채용 포스터가 붙여져 있다. ⓒ데일리안
새정치민주연합이 당을 '탄탄하게' 만드는 일에 착수했다. 새정치연합은 지난 24일 사무직 당직자(일반직 10인, 홍보 및 네트워크 경력직 2인, 세제담당 전문위원 1인 등) 공개채용 서류접수를 마감했다. 총 544명(일반직 516명, 경력직 26명, 전문직 2명)이 응시했으며 일반직 평균 52 대 1의 경쟁률 등을 보였다.

새정치연합이 당직자 공채를 실시한 것은 2012년에 이어 3년 만이다. 정치권에서는 새정치연합의 공채를 두고 "내년 총선 등을 앞두고 당의 기틀을 단단하게 만드는 작업에 들어갔다"고 평하고 있다.

그간 새정치연합 안팎에서는 "당 운영이 주먹구구식"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는 2007~2008년쯤부터 공채를 실시하긴 했지만, 야당 특유의 여러 갈래로 쪼개진 계파문화 및 잦은 당 통합작업으로 인해 각 세력 간 '나눠먹기식'으로 당이 운영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새정치연합은 이번 공채에도 '○기'라고 명시하지 않았다. 당 관계자는 "때마다 (통합 등으로) 당명이 달랐던 등 (기수를) 부여하기 애매한 면이 있다"며 "또 새정치연합의 뿌리인 민주당 공채부터 살펴보려고 해도 관련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게 없다"고 말했다.

서류전형 '블라인드 테스트' 도입하고 '시험과목' 강화

사실상 새정치연합 1기 공채인 만큼 문재인 당대표와 양승조 사무총장은 이번 공채에 특별히 신경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양 사무총장은 1차 서류심사에서 학력, 지역, 스펙 기재란을 삭제하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도입했고 시험과목을 강화했다.

양 사무총장은 문 대표에게 공채 관련 보고를 하면서 "문 대표가 추천서를 써줘도 무용지물이 되는 시스템으로 당직자들을 뽑겠다"고 했고 이에 문 대표는 "엄정하게 인재를 뽑아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이번에 모집되는 분야 중 일반직(간사급)을 기준으로 전형을 살펴보면 1차 필기시험은 객관식 100문항으로 정치교양(정치학, 헌법), 역사교양(근·현대사), 시사상식을 본다.

1차 합격자들은 2차 필기시험으로 논술형 1문항, 약술형 2문항을 봐야 한다. 3차는 면접으로 2차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하며 개별면접 및 집단토론을 봐야 한다. 웬만한 기업의 신입사원 선발과정 못지 않다. 3개월간 수습기간도 있다.

새정치연합이 이러한 '작심 공채'를 벌인 것은 새누리당의 '기수문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그간 새정치연합 일각에선 라이벌의 제도이기는 하지만 장점이 큰 새누리당의 '철저한 기수문화'가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곤 했다.

새누리당은 기수문화를 통해 구성원들 간 돈독한 관계 및 일의 효율성을 꾀해왔다. 특히 최근 새누리당의 연이은 선거승리 원인으로 일사불란한 움직임이 가능한 기수문화가 꼽히기도 했다.

새정치연합 "새누리 전통 인정하지만 '정당인 소명의식'은..."

새누리당 당직자 1기는 1990년 민정당, 통일민주당, 신민주공화당의 3당 합당으로 탄생한 민주자유당(민자당) 때부터다. 가장 최근 기수는 16기다.

정당법에 따르면 각 당의 당직자는 100명으로 한정되기 때문에 공석이 있어야만 공채가 이뤄진다. 이 때문에 보통 1~2년에 한 번씩 공채가 있다. 경쟁률은 100 대 1 정도다. 당 관계자는 "야당일 때보다 여당일 때 확실히 당직자 공채 경쟁률이 높다"고 전했다.

새누리당의 기수문화는 김종필 총재(신민주공화당)의 지시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다. 3당 합당 당시 육군사관학교 출신인 김 총재는 민자당을 '정치사관학교'로 만들자며 당직자들을 뽑는 데 육사문화를 도입했다.

그 결과, 지원자격은 대학졸업자로, 국회법, 정당법, 공직선거법, 시사상식 등의 '빡빡한 시험'을 거쳐야만 민자당의 당직자가 될 수 있게 됐다. 2002년쯤에는 토론 등이 추가됐다. 6개월간의 수습기간도 있다. 지원자격은 2008년부터 '학력무방'으로 바뀌었다. 새누리당은 승진 때도 입사 때와 비슷한 시험을 봐야한다.

새누리당은 기수문화의 이점으로 친밀한 관계, 일의 효율성 등을 꼽는다. 당 관계자는 "기수문화로 인해 당직자들 간 밀어주고 끌어주는 관계가 있고 상하관계가 구분돼있어 일하는 데 있어서는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정치권에서 예민한 공천 문제와 관련, 만약 한 지역에 선후배가 함께 지원을 했을 땐 기수관계에 비추어 후배가 양보하는 문화가 돼있어 잡음없이 빠른 정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의 이러한 이점과 전통을 인정하면서도 '정당인의 소명의식'에 있어서는 새누리당에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당 관계자는 "새누리당은 직장이라는 개념이 크지만 우리는 정당인의 소명의식이 좀 더 강한 측면이 있다"며 "특히 현재 야당이기 때문에 정권교체를 위해 당에 헌신하는 경향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당직자 출신 여야 정치인들도 많다. 새누리당은 김무성 당대표와 강창희 전 국회의장 등이 대표적이다. 당 관계자는 "당직자가 당대표, 국회의장을 할 만큼 당직자 선발 문화가 오래된 것"이라며 "관련 인사기록카드도 모두 있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측은 "김현미, 유승희, 안규백, 이원욱, 진성준, 윤호중, 전병헌 의원 등 여러 명이 당직자 출신"이라고 전했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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