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련, 청와대 향해 "특검 입장 제대로 밝혀라" 역공

청와대 "문재인 발언 검찰수사 영향" 발언에 비판 목소리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성완종 사태'에 관한 특별검사제 도입과 관련 청와대의 명확한 입장을 따져묻고 나섰다.

여야는 그간 '성완종 사태'에 대해 '선(先)검찰수사 후(後)특검'으로 한 목소리를 내왔다. 새정치연합은 이 과정에서 "새정치연합도 잘못이 있어 특검에 대한 주장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던 중 지난 23일 문재인 대표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본격 '특검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후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도 아닌 청와대가 반격의 목소리를 냈다. "문 대표의 말씀(특검 발언)이 수사에 영향력을 미치려한다는 의심을 받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한 것이다. 이 때문에 당초 청와대가 내놨던 '성역없는 수사'라는 기조가 모호해졌다.

문 대표는 막상 특검을 주장하니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이를 회피한다고 쏘아붙였다. 문 대표는 24일 4.29재보궐선거 지역 중 하나인 서울 관악 현장최고위원회의 자리에서 "새누리당이 특검 수용을 거부했다.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의혹 해소 위해 특검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했고 새누리당 지도부도 마찬가지였다. 이제와서 딴소리를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이어 "진상을 제대로 파헤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특검을 해야 한다. 대통령과 청와대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확실히 보장된 특검이어야 한다"며 전날 기자회견에서와 같이 상설특검법이 아닌 특별법을 통한 특검을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박 대통령 귀국과 함께 특검 수용에 대해 확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승용 최고위원 또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주 최고위원은 "어제(23일) 청와대는 문 대표의 특검 발언에 대해 '야당 대표의 발언이 수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이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브리핑이니 박 대통령의 의중이라고 읽힌다. 온 나라가 대통령 핵심실세의 불법자금으로 시끌한데 야당의 특검 요구에 청와대의 반응이 온당하지 못하다. 자중하라"고 쏘아붙였다.

김성수 대변인도 나섰다. 김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현안 브리핑을 갖고 "청와대가 문 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해 '수사에 영향을 미치려한다는 의심을 받을까 우려된다'고 했는데 무슨 내용이 수사에 영향을 미치려했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성역없는 수사로 실체적 진실을 밝히자는 정당한 요구가 어떻게 수사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청와대는 그러면서도 '박 대통령이 특검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분명히 말씀하셨다'고 강조했다"며 "도대체 특검을 하자는 건가, 하지 말자는 건가. 진실을 밝힐 의지가 과연 있는 것인지 입장을 분명히 하길 바란다"고 직격했다.

한편 문 대표는 지난 23일 긴급기자회견에서 '성완종 사태'와 관련 특검을 통한 진실규명을 요구했다. 이에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그와 관련해서는 박 대통령께서 이미 출국하기 전 성역없는 수사를 하라고 강조했다"며 "그런 마당에 야당 대표께서 그렇게 말씀을 하셨다면 수사에 영향력을 미치려한다는 의심을 받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