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과 40분 첫 독대…김무성 힘 실리나
16일 단독회동에서 민감한 이슈 가감없이 다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6일 박근혜 대통령과 단독회동을 갖고 ‘성완종 리스트’를 둘러싼 국정 전반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김 대표가 대표직 취임 이후 박 대통령과 단독회동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김 대표는 박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수차례 회동을 가졌다. 그동안의 회동은 당 지도부 등과 함께 하는 다자 회동 형식으로 이뤄졌다. 회동의 대상이 ‘김무성’에 국한된 게 아닌 ‘당 지도부’라는 특정집단이 됐던 것이다.
특히 지난 3월 17일 이뤄진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간 3자회동에서 김 대표는 철저하게 조연의 역할에 충실했다. 신경전을 벌이는 박 대통령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사이에서 김 대표는 적절하게 회담을 조율하는 데 집중할 뿐 본인의 의견을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 회동에서는 김 대표가 주연으로 떠올랐다. 이날 회동 자체도 “장기간 출국을 앞두고 여러 현안에 대한 당 대표의 의견을 듣고 싶다”는 박 대통령의 의견에 따라 이뤄졌다. 그간 주로 당이 먼저 회동을 제안한 것과 달리 청와대에서 먼저 회동을 제안한 것이다.
특히 남미 4개국 순방을 앞두고 국정공백을 우려한 박 대통령이 국정의 2인자이자 대통령 직무대행인 국무총리가 아닌 집권여당의 대표와 단독회동을 가진 것도 이례적이다. 순방시간을 조정해가면서까지 김 대표를 만난 것은 단순히 ‘잘 부탁한다’는 취지가 아닐 것이라는 시각이다.
더구나 박 대통령이 성완종 리스트를 둘러 싼 여러 현안들에 대해 “다녀와서 결정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사실상 총리 낙마 카드를 만지작거린 게 아닌가라는 전망이 정치권 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김 대표도 회동 직후 가진 긴급기자간담회에서 “당 내에서 분출되는 여러 의견들을 가감없이 박 대통령에게 전달했다”며 이완구 국무총리의 거취 문제 등 민감한 사안도 의제로 다뤘음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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