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교사' 윤석민, 부메랑 된 거부권
입력 2015.03.07 07:00
수정 2015.03.07 09:15
볼티모어, 마이너리그 거부권 때문에 지명할당 조치까지
두각 나타내지 못한 가운데 거부권 효력이 발목 잡아
약육강식의 논리만 적용되는 냉혹한 현실에서 마이너리그로 내려가지 않겠다는 윤석민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무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 KIA 타이거즈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해 빅리거가 되겠다는 윤석민(29)은 결국 소득 없이 KIA 타이거즈로 돌아왔다.
KIA 타이거즈는 “미국에서 윤석민과 만나 계약금 40억원과 연봉 12억5000만원 등 4년간 총 90억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6일(한국시각) 공식 발표했다. KIA와 계약을 맺은 윤석민은 6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로써 윤석민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MLB에 진출한 지 1년 만에 원소속팀 KIA에 복귀하게 됐다.
하지만 윤석민의 MLB 도전은 분명 실패다. 시범경기에서 구원투수로 나서 1승을 거뒀지만 벅 쇼월터 감독으로부터 전혀 관심을 받지 못했다.
쇼월터 감독은 마이너리그에서 수련한 뒤 지난해 9월 로스터 확대 때 MLB로 부르려는 계획이었지만 윤석민은 트리플A 팀인 노포크 타이즈에서도 제대로 활약하지 못해 관심을 받지 못했고, 끝내 1년 만에 미국 생활을 접었다.
독이 된 마이너리그 거부권
윤석민은 볼티모어로 갔을 때 분명 준비가 되지 않았다.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MLB 진출을 위해 몸을 제대로 만들지도 못했다. 미국 진출을 위해 팀을 찾다가 시간을 소진했고 비자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볼티모어와 계약을 맺었다. 비자를 받으러 캐나다에 다녀오느라 지난해 스프링캠프도 일찍 시작하지 못했다.
하지만 윤석민은 이런 상황 속에서도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계약서 조항에 삽입했다. 윤석민은 2년차 때부터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조건을 만들어냈다. 이 조항을 넣기 위해 연봉을 낮추기도 했다.
윤석민으로서는 데뷔 시즌에 마이너리그에서 뛰며 적응하면 2년차에 빅리그로 올라가 볼티모어의 선발진으로 활약할 것이라는 계산이 섰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데뷔 시즌 마이너리그에서도 제대로 활약하지 못하면서 쇼월터 감독의 실망만 샀다. 2년차에 행사할 수 있는 마이너리그 거부권 때문에 볼티모어는 아예 지명할당(방출대기) 조치까지 내렸다. 쇼월터 감독은 윤석민의 한국 복귀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미 쇼월터 감독의 마음은 윤석민을 떠났던 것이다.
유망주라도 기대 밖 성적이나 성장 가능성이 발견되지 않으면 거침없이 내치는 것이 MLB의 논리다. 약육강식의 논리만 적용되는 냉혹한 현실에서 마이너리그로 내려가지 않겠다는 윤석민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무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었다면 볼티모어로서도 윤석민을 빅리그와 마이너리그를 드나들게 하면서 기회를 줬겠지만 이런 선택 자체를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쇼월터 감독도 기대를 금방 접지 않고 기회를 더 줬을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윤석민은 자신의 발목을 스스로 잡고 말았다.
무조건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을 넣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윤석민이 보여줬다. 또 철저한 준비 없이 도전한 대가가 얼마나 참혹한지도 보여줬다. 이는 향후 MLB로 진출할 선수들에게 반면교사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