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짝할 사이에...김기종 테러 사건의 재구성
입력 2015.03.05 18:28
수정 2015.03.05 18:36
리퍼트, 참석자들과 4~5분간 담소 나누며 스프 뜨려던 중 ‘봉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우리마당·독도지킴이의 대표 김기종 씨에게 급작스런 ‘테러’를 당했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가 5일 주최한 주한 미국대사 초청 조찬 강연회에서 벌어진 테러는 조찬 시작 직전 순식간에 일어난 상황이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해 리퍼트 대사 옆 좌석에 앉아 있었던 장윤석 새누리당 의원과 몇 목격자의 진술을 종합해보면 김기종 씨가 갑자기 일어나 리퍼트 대사에게 돌진, 흉기를 휘두르는데는 단 몇초가 걸렸을 뿐이다.
사건 발생 전 리퍼트 대사는 오전 7시 30분~7시 35분 사이 행사장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 도착해 헤드테이블에 착석했다.
당시 리퍼트 대사가 앉은 좌우에는 각각 장윤석 의원과 여자 통역사가 앉아있었다. 또한 그 헤드테이블에는 김덕룡 전 민화협 대표상임의장, 김성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이주영 새누리당의원,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 김동한 한국노총 위원장, 김민하 전 중앙대 총장 등이 함께 앉아 있었다.
리퍼트 대사가 도착하자 헤드테이블에 앉은 참석자들은 한국에서 첫 아들의 얻은 리퍼트 대사에게 축하의 말을 전했고 이에 리퍼트 대사는 “한국의 환대에 감사하며, 한국의 예우 덕분에 무사히 아이를 낳았다. 두 번째 아이가 생길 때 즈음이면 대사가 아니겠지만 한국에서 둘째 아이도 낳고 싶다”며 화답했다.
이 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리퍼트 대사와 헤드테이블 참석자들은 4~5분간 담소를 나눴고 그 사이에 스프가 헤드테이블에 놓였다.
헤드테이블에 있던 사람들이 스프를 뜨려고 하려던 당시 시간은 오전 7시 35분~7시 40분 사이. 이때 6번 테이블에 앉아있던 김기종 씨는 다른 참석자에게 자신이 들고 있던 유인물을 갑자기 건네고 일어나 리퍼트 대사가 있는 헤드테이블로 돌진했다. 헤드테이블로 돌진한 김 씨의 손에는 약 두 뼘 크기의 과도가 들려있었다.
리퍼트 대사 옆에 앉아있던 장윤석 의원은 리퍼트 대사에 대한 김 씨의 공격을 막기위해 김 씨에게 달려들어 그를 홀 바닥에 눕히고 등에 올라타 제압했다. 주변의 사람들도 이 때 난동을 피우는 김 씨에게 붙어 그의 팔과 다리, 몸을 제압했다.
일각에서는 리퍼트 대사가 자신의 옆으로 온 김 씨와 악수를 하기위해 일어나다가 봉변을 당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장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압하는데 걸린 시간은) 매우 오래 걸린 것처럼 느껴도 실제 시간을 따져보면 얼마 안됐을 경우가 있다”면서 “느낌으로는 꽤 시간이 걸렸다. 제압이 됐다고 생각하고 뒤를 돌아봤을 때 리퍼트 대사는 이미 자리를 뜬 상황이었다”고 진술했다.
당시 현장에서 제압당한 김 씨는 "오늘 테러했다. 우리마당 대표다. 유인물을 만들었는데 훈련을 반대해서 만든 유인물"이라며 소리를 질러댔다. 경찰들에게 현장에서 끌려나가 순찰차에 태워지기 전에는 "전쟁훈련 반대"라고 외치기도 했다.
리퍼트 대사는 피습이후 행사장을 떠나 순찰차를 타고 강북삼성병원으로 오전 8시께 후송됐다. 그는 삼성병원 응급실에서 1차 치료를 받은 뒤 CT 촬영 등을 한 후 오전 9시 40분께 다시 신촌 세브란스 병원으로 이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