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김영란법 자괴감...담뱃갑 경고그림 4월 통과"

"문제 투성이 법안을 제대로 다듬지도 못하고 졸속 입법"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이상민 새정치연합 의원이 4일 김영란법의 국회 통과에 대해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인 이상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본회의를 통과한 일명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안)에 대해 “여론의 압박 등 때문에 졸속으로 통과된 것 같아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4일 오전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부정부패를 없애겠다는 입법취지에 대해선 전 국민이 뜻을 같이 하지만, 이를 실현하는 내용이 당초 원안에서 상당히 변형돼 법치주의나 선의의 피해자 등이 우려된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그는 “어제 법사위에서 대부분의 의원들이 이런 저런 문제를 많이 제기하면 이런 법안을 통과시켜야 되는가라는 곤혹스러운 심정은 아마 같았을 겁”이라면서도 “하지만 부정부패를 없애야 된다는 김영란법을 빨리 통과시키라는 여론의 압박이 있기 때문에 또 어쩔 수 없이 통과시킬 수밖에 없었던 점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의원은 전날 법사위에서 “그렇게 급하면 법안 이름만 통과시키고 내용은 공란으로 두고 다음에 담자”던 자신의 발언을 언급하며 “그 정도로 결함이 많고 문제 투성이의 법안을 법사위에서 제대로 다듬지도 못하고 여론의 압박 때문에 서둘러 졸속 입법하는 부분에 대해서 상당히 자괴감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2월 국회 마지막 날이던 전날 담뱃갑에 경고 그림을 넣는 것을 의무화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 처리가 무산되면서, 정치권에서는 ‘법사위가 월권을 행사했다’는 우려와 지적이 쏟아져 나왔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어제 법사위원 한 분이 문제를 제기해서 조금 더 검토가 필요해서 법안심사 2소위로 넘긴 것이지, 법 내용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라고 알고 있다”며 “4월 국회가 되면 곧바로 통과시킬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만 입법 기술적으로 조금 문제제기를 하면서 조금 다듬어야 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해서 종전의 관례대로 2소위에 넘긴 것”이라며 “(4월 국회 통과를)약속할 수 있고 한국금연운동협회 측도 만나 뵙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