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회의' 불참 전병헌, 속내는 '울컥'
입력 2015.02.09 11:59
수정 2015.02.09 12:58
선거인단 비중 15% 차지 국민 여론조사 결과가 경선 결과

지난 8일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개최된 새정치연합 전당대회에서 주승용·정청래·전병헌·오영식·유승희 후보가 신임 최고위원으로 선출됐다.
당선자 명단은 당초 정치권의 예측을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예비경선(컷오프) 전부터 최고위원 경선은 사무총장 출신인 주 최고위원, 원내대표 출신인 전 최고위원, 서울시당위원장 출신인 오 최고위원 등 3강 구도로 압축됐다. 이 때문에 당내 관심사는 남은 최고위원 두 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 정도였다.
하지만 득표율은 정반대였다. 최고위원 후보 ‘빅3’ 중 선전한 후보는 주 최고위원뿐이었다. 최고위 1위 입성을 자신하던 전 최고위원은 3위로 밀려났고, 당내 지지기반에서 약체로 평가받던 정 최고위원이 2위로 올라섰다. 오 최고위원은 수도권 후보들이 난립하면서 막판까지 고전하다가 4위를 기록했다.
변수는 국민 여론조사였다. 이번 전당대회의 최종득표율은 대의원 45%, 권리당원 30%, 국민 여론조사 15%, 일반당원 여론조사 10% 비중으로 합산됐다. 선거인단 중 15%가 득표율 순위는 물론, 최고위원 당락까지 결정지어버린 것이다.
구체적으로 주 최고위원은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에서 각각 15.98%(2위), 18.88%(1위)이라는 압도적인 우위를 보여 여론조사 결과가 사실상 무의미했다.
반면, 전 최고위원은 대의원 득표율에서 정 최고위원에 1.98%p 앞섰으나 국민 여론조사에서 5.89%p, 일반당원 여론조사에서 4.01%p 뒤지면서 합산득표율 0.41%p 차로 2위를 빼앗겼다. 오 최고위원은 대의원 투표에서 15.16%를 얻었으나 일반당원·국민 여론조사에서 한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 4위로 밀려났다.
오히려 정 최고위원은 대의원 득표율(9.68%)에서 전체 후보 중 최하위를 기록했으나, 권리당원 득표율(14.78%)에서 2위, 일반당원(23.36%)·국민(20.44%)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들을 압도하면서 경선 결과를 뒤집었다.
또 박 후보는 대의원 득표율(16.24%)에서 1위를 기록했으나, 일반당원(6.06%)·국민(5.19%)에서 최하위를 기록하면서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문제는 전당대회가 당직선거임에도 불구하고 ‘인지도’ 투표에 가까운 여론조사에 의해 경선 결과가 갈렸다는 점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당직은 당원에게, 공직은 국민에게’라는 원칙 아래 선거인단에서 국민 여론조사 비중을 15%로 제한했으나,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민심이 당심(黨心)을 뒤엎었다.
결국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당직선거 투표권을 외부에 개방하는 문제가 다시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관측된다. 과거 실시됐던 모바일투표와 마찬가지로 투표권을 당 외부에 개방할 경우, 당직선거가 ‘인기투표’로 변질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편, 전 최고위원은 지난 8일 당선자 간담회를 비롯해 9일 현충원 참배, 최고위원회의 등 모든 공식 일정에 불참했다. 전 최고위원은 현재 건강상 문제를 이유로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