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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중 낮은 컵 대회? 리버풀·첼시 불가피한 올인

김윤일 기자
입력 2015.01.21 11:40
수정 2015.01.22 10:26

리버풀-첼시, 4강 1차전서 1-1 무승부 헛심공방

양 팀 감독들 무관에 그쳐 우승 트로피 절실

무리뉴 감독(오른쪽)과 로저스 감독은 무관의 고리를 끊어야 하는 입장이다. ⓒ 게티이미지

리버풀과 첼시가 컵 대회 결승행을 위해 고군분투를 펼쳤으나 결과적으로 헛심 공방만을 펼쳤다.

리버풀은 21일(이하 한국시각) 안필드에서 열린 ‘2014-15 캐피털 원 컵’ 첼시와의 준결승 홈 1차전에서 1-1 비겼다.

이날 양 팀 감독들은 최근 빡빡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베스트 11 전력을 모두 내세웠다. 리버풀은 라힘 스털링을 필두로 쿠티뉴, 제라드가 뒤를 받쳤고, 쓰리백 시스템으로 수비 라인의 안정화를 꾀했다. 첼시 역시 디에고 코스타와 에당 아자르는 물론 이바노비치-케이힐-존 테리-필리페 루이스로 이어지는 포백 라인으로 리버풀에 맞섰다.

경기 주도권은 리버풀의 몫이었다. 이날 리버풀은 볼 점유율에서 62%-38%로 크게 앞선데 이어 슈팅 숫자에서도 19-2로 완벽하게 경기를 장악했다. 하지만 골 결정력이 문제였다. 게다가 첼시는 유효슈팅이 1개에 그쳤지만 전반 18분 아자르의 페널티킥으로 앞서나갔고, 동점을 허용하자 그대로 수비를 강화해 무승부 전략을 택했다.

이제 두 팀은 오는 28일 첼시의 홈구장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2차전을 갖는다. 컵 대회 규정상 원정 다득점 원칙이 적용되지 않아 결승에 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상대를 꺾어야 한다. 하지만 첼시는 올 시즌 리그에서 홈 10경기 전승 행진을 달리는 등 안방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리버풀 입장에서는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실 컵대회는 잉글랜드 축구에서 열리는 3개 공식 대회(리그, FA컵, 컵 대회) 중 비중이 가장 낮은 대회로 분류된다.

1960년 도입된 풋볼 리그 컵은 92개 프로팀만이 참여하지만 FA컵은 프로 및 아마추어 730여개 팀이 각축을 벌이는 잉글랜드 축구 최고의 축제다. 또한 우승상금도 FA컵은 200만 파운드(약 33억원)에 달하는 반면, 리그 컵은 10만 파운드(약 1억 6000만원)에 불과하며 우승을 차지하더라도 챔피언스리그가 아닌 유로파리그 티켓이 주어져 빅클럽 입장에서는 컵 대회보다 리그에 치중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리버풀과 첼시는 이번 4강전에 베스트 멤버들을 대거 투입시켰다. 양 팀간 라이벌 의식을 무시할 수 없지만 무엇보다 우승에 목말라 있기 때문이다.

먼저 브랜든 로저스 감독은 3년째 리버풀 지휘봉을 잡으며 선수 영입 등 전폭적 지원을 받으면서도 아직까지 무관에 그치고 있다. 특히 FA컵과 리그 컵에서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16강 문턱을 넘지 못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캡틴’ 스티븐 제라드의 마지막 시즌이라는 점도 리버풀이 전의를 불태우는 이유다. 제라드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통한의 2위에 머물며 리그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올 시즌도 8위에 처져있어 사실상 우승이 물 건너간 상황이다. 따라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는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이번 컵 대회에 비중을 둘 수밖에 없다.

첼시도 다급하기는 마찬가지다. 2000년대 중반 신흥 강호로 급부상한 첼시가 지난 10년간 들어올린 우승 트로피는 무려 13개나 된다. 하지만 조제 무리뉴 감독이 복귀한 지난해에는 우승의 맥이 끊기도 말았다. ‘우승 제조기’라는 별명에 걸맞지 않은 행보였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팀을 완벽하게 재정비한 무리뉴 감독은 프리미어리그 22라운드까지 치른 현재 2위에 승점 5 앞선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UEFA 챔피언스리그도 16강에 올라 다음달 PSG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으며 FA컵에서도 3라운드를 통과해 오는 25일 브래드포드(3부 리그)를 만난다.

실현 가능성은 무척 낮지만 유러피언 쿼드러플(4관왕)이 가능한 첼시의 현상황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컵 대회는 한 시즌 중 우승팀이 가장 먼저 나오는 대회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

한편, 잉글랜드 컵 대회는 칼링 컵 등의 이름을 거쳐 지난 2012년부터 캐피털 원 컵이라 불리고 있다. 지금까지 리버풀이 8번의 최다 우승을 차지했고, 아스톤 빌라(5회)에 이어 첼시가 4회 우승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토트넘, 노팅엄 포레스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처음 대회가 열리고 6년간은 결승에 오른 두 팀이 홈&어웨이 승부를 펼쳤지만 1967년부터는 ‘잉글랜드 축구의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결승전이 열렸고, 2000년대 초반 리모델링으로 인해 밀레니엄 스타디움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2008년 지금의 뉴 웸블리 스타디움으로 돌아왔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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