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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추억'? 김부겸의 발등엔 당권보단 대구

김지영 기자
입력 2014.12.20 10:12
수정 2014.12.20 10:16

"대구에서 간 보다 서울 간다고 욕 안먹으려면..."

'대구에서 깃발 꽂으면 대권 꿈도 가능' 계산도

김부겸 전 민주당 의원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한 찻집에서 전당대회를 앞둔 새정치민주연합 당내 상황과 관련한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3년여 만에 중앙정치 복귀를 노렸던 김부겸 전 민주통합당 의원이 다시금 대구로 발걸음을 틀었다.

최근까지 박영선 의원 등의 지지를 등에 업고 새정치민주연합 2.8 전국대의원대회의 최대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던 김 전 의원은 지난 17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전당대회 불출마로 입장을 정리했다. 김 전 의원은 향후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힐 계획이나, 현재의 입장이 바뀔 가능성은 희박하다.

김 전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를 포기한 이유로 지역주의 타파와 정치적 이상을 내세웠다.

그는 “나는 2년 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대구에 출마할 때 한국 정치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인 지역주의를 당장은 못 깨더라도 균열이라도 내보자는 과제를 갖고 내려갔다”며 “(그러나) 나는 두 번 도전했지만 이루지 못 했다. 내겐 아직 정치적 숙제가 남은 상태이다”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또 “내게 정치적 꿈이 있다면 일을 한 만큼 보답 받는 사회를 만들잔 꿈이다. 역시 아직 진행 중”이라며 “그런 점에서 전당대회 출마 요청을 받았을 때 내가 그런 준비가 돼있나, 치밀한 프로그램이 준비돼있나 많이 고민했다. 결론은 아직 나는 충분 준비되지 않았다는 점이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보다 현실적인 이유는 1년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20대 총선이다.

김 전 의원은 공식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대화 중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례를 언급했다. 유 전 장관은 지난 18대 총선 때 김 전 의원과 같은 명분으로 대구 수성을에 무소속 출마해 32.6%라는 의미 있는 득표율을 기록했으나, 2년 뒤인 5회 지방선거 때에는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했다.

김 전 의원은 “내가 지금 전당대회 나간다고 하면 지역 주민들이 뭐라고 하겠느냐. ‘유시민처럼 대구에서 간 보다가 다시 서울 간다’는 말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결국 지역구 주민들로부터 진정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적어도 20대 총선 때까지는 중앙정치와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김 전 의원은 대구 수성갑 지역위원장 외에 중앙당의 어떤 직책도 맡지 않고 있다. 중앙당에서 활동이 두드러질 경우 중앙정치에 복귀하려 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을뿐더러, 김 전 의원의 이미지에 당색이 묻어나면 안 그래도 야권의 지지율이 낮은 대구에서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오히려 김 전 의원은 당장 중앙정치에서 발을 떼더라도 20대 총선 때 대구에서 당선된다면 곧바로 대권을 바라볼 수 있는 위치가 된다. 이미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적 연륜에 지역구도 타파라는 상징성이 더해지면 지지율은 물론, 당내 입지도 큰 폭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김 전 의원은 지난 6.4 지방선거 때 대구시장 후보로 출마해 수성구에서 47.49%를 득표했다. 당선자인 권영진 대구시장과 불과 2.44%p 차이. 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김 전 의원의 주 지지층인 20~40대의 투표율에 따라, 20대 총선 때 대구에서 최초로 야당 국회의원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한편, 김 전 의원이 역으로 출마를 제안한 박영선 의원은 아직까지 전당대회와 관련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인영 의원이 지난 17일 당대표 출마를 선언해 이 의원을 중심으로 중도·개혁세력의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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