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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불출마 가닥, 새정치련 전대 '빅3 구도' 고착?

김지영 기자
입력 2014.12.17 17:24
수정 2014.12.17 22:52

빅3 비대위원 사퇴날 김부겸 "나는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다"

김부겸 전 민주당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한 찻집에서 전당대회를 앞둔 새정치민주연합 당내 상황과 관련한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전국대의원대회의 최대 ‘다크호스’로 불리던 김부겸 전 민주당 의원이 전당대회 불출마로 입장을 정리함에 따라 향후 선거 구도가 급변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김 전 의원의 불참으로 당대표 선거가 ‘빅3(정세균·박지원·문재인)’ 구도로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 전 의원은 17일 오전 여의도 소재 찻집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나는 2년 전 대구에 출마할 때 한국 정치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인 지역주의를 당장은 못 깨더라도 균열이라도 내보잔 과제를 갖고 내려갔다”며 “나는 두 번 도전했지만 이루지 못 했다. 내겐 아직 정치적 숙제가 남은 상태이다”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이어 “내게 정치적 꿈이 있다면 일을 한 만큼 보답 받는 사회를 만들잔 꿈이다. 역시 아직 진행 중”이라며 “그런 점에서 전당대회 출마를 요청받았을 때 내가 그런 준비가 돼있나, 치밀한 프로그램이 준비돼있나 많이 고민했다. 결론은 아직 나는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김 전 의원은 이날 전당대회 불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하지는 않았다.

그는 운동권 선배인 유인태 새정치연합 의원의 조언을 받아들여 입장 표명을 유보하되, 당분간 전당대회의 계파주의를 해소하는 데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후보들이 등장하고 계파주의 척결 요구가 활성화해 전당대회가 인물선거, 대안선거로 발전할 수 있도록 자신을 희생양 삼겠다는 것이다.

김 전 의원은 “(전당대회 판이) 대주주들의 계파 대리전처럼 되고 있고, (내가 버텨주면) 조폭들 영역싸움이라는 비아냥으로부터 당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지 않겠느냐”며 “여기저기서 목소리가 터져 나와 전당대회 경쟁의 질 자체가 기존 친노(친노무현)대 비노 프레임에서 바뀌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간담회에 앞서서는 486(40대·80년대학번·60년대생)계의 맏형으로 불리는 이인영 의원이 국회 정론관에서 당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의원이 전당대회 불참 입장을 유보한 것은 이 의원처럼 계파주의, 친노대 비노 프레임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인물들의 참여를 촉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17~18대 국회에서 맹위를 떨쳤던 486계는 지난해 486계 인사들의 모임인 진보행동이 해체된 뒤부터 계파로서 존재감을 보이지 못 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원내대표 출신인 박영선 의원의 등판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전날 박 의원과 전화통화에서 간접적으로 전당대회 출마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부겸·이인영·박영선, 친노-비노 프레임 깰 화약 될까

다만 김 전 의원이 직접 출마하지 않는 이상 ‘빅3’로 굳어진 선거구도 재편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전 의원의 지지층이 빅3 후보들에게 흡수되거나 비노계로 분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변수는 빅3 후보들 중 일부 후보가 전당대회에 불참할 경우이다. 박지원 의원의 경우 사실상 당대표 출마를 확정지었지만, 지지층이 겹치는 문재인 의원과 정세균 의원은 현재까지 출마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써는 당권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는 문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문 의원은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직을 사퇴한 데 이어 오후 자신이 주관한 정당혁신 토론회에 참석해 새정치연합의 개혁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토론회에는 문 의원의 최측근인 윤호중 의원과 홍영표·노영민·전해철·이학영·박남춘 의원을 비롯해 ‘대리기사 폭행’ 사건에 연루돼 근신 중인 김현 의원도 참석했다.

문제는 누가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해 최종경선에 진출하느냐이다. 지지율 상위 1~2위를 다투는 박 의원과 문 의원이 컷오프를 통과한다고 가정하면, 남은 최종경선 자리는 한 개뿐이다. 이 자리를 비노계로 통칭되는 호남계, 구주류 후보들이 차지한다면 당대표 선거는 계파 대리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비노계에서는 김영환·박주선·김동철·추미애·조경태 의원이 당대표 출마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김영환·박주선·김동철 의원은 후보 단일화를 준비 중이다.

김영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김영환·김동철·박주선 3인 단일화의 합의를 이끌었고, 조만간 이를 가시화하게 될 것”이라며 “상기 3인은 각각 당대표 단일후보와 지도부 입성, 단일후보 지원 등을 통한 당의 정체성과 노선을 바로 세우고 중심을 지키기 위해 역할 분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조경태 의원과 추미애 의원은 현재까지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특정 후보를 중심으로 단일화에 동참하거나, 최고위원 출마로 선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결국 향후 선거구도는 빅3 후보들의 행보와 컷오프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빅3 후보들이 모두 출마하거나 반노 성향의 후보가 컷오프를 통과할 경우, 계파별 대리전 또는 친노대 비노로 고착화한 현재 구도가 최종경선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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