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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국내 잔류, 명분·실리 모두 챙긴 SK

김윤일 기자
입력 2014.12.13 08:09
수정 2014.12.13 08:13

예상보다 적은 포스팅 액수에도 대승적 결정 내려

마음 다잡은 김광현, 2년간 팀에 헌신한 뒤 FA 재도전

김광현을 적극 지원했던 SK는 다시 에이스를 품에 안게 됐다. ⓒ SK 와이번스

샌디에이고와의 협상을 이루지 못한 김광현(26)이 다시 SK 유니폼을 입는다.

SK는 12일 김광현과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의 계약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고 발표했다. 앞서 김광현은 지난달 포스팅 비용 200만 달러에 단독 교섭권을 얻은 샌디에이고와 협상을 벌여왔다.

비록 포스팅 액수는 적었지만 계약은 성사가 되는 듯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김광현은 그동안 샌디에이고와의 협상에서 줄곧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일 샌디에이고의 초청으로 미국으로 건너갔을 때에는 자신의 등번호 29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받는가 하면 가족들의 선물까지 받는 등 환대를 받기도 했다.

계약이 이뤄지지 못한 부분에 대해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다. 계약기간에 대한 이견부터 액수 차를 좁히지 못했다는 분석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특히 샌디에이고 측이 김광현을 선발이 아닌 불펜 요원으로 판단했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꿈꿔왔던 김광현 입장에서는 무척 아쉬운 결과다. 하지만 이미 틀어진 계약을 되돌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제는 마음을 다잡고 기량을 끌어올려 2년 뒤 FA 자격을 얻어 보다 좋은 조건으로 재도전하는 길만이 남아 있다.

이번 김광현의 계약 불발로 반사효과를 누리게 된 쪽은 역시나 SK 구단이다. SK는 시즌 초 김광현이 포스팅 자격을 얻게 되면 흔쾌히 이적을 허락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바짝 힘을 낸 김광현은 올 시즌 완벽한 부활에 성공했다. 28경기에 나와 13승 9패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했다. 역대급 타고투저였던 올 시즌을 감안하면 특급 성적표라 할 수 있다. 이닝 역시 데뷔 후 두 번째로 많은 173.2이닝을 소화, 에이스다운 면모를 선보인 김광현이다.

여기에 김광현은 해외 진출 자격의 마지막 관문인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따내며 모든 조건을 충족시켰다. 그러자 SK는 지난 8년간 팀에 공헌한 에이스를 위해 직접 기자회견까지 마련,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았다.

변수는 예상보다 훨씬 적게 책정된 포스팅 액수였다. 내심 1000만 달러 이상 기대했던 SK는 샌디에이고가 200만 달러(약 22억 원)를 최고액으로 써내자 적지 않게 실망한 눈치였다.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느라 며칠의 시간을 보낸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김광현의 자존심에 생채기가 난 것은 물론 팀 내에서도 FA가 무려 5명이나 풀려 적지 않은 부담이 있을 SK였다. 김광현의 포스팅 액수로는 자 팀 FA였던 조동화(4년간 22억원) 밖에 잡지 못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는 대승적 차원에서 김광현의 포스팅 액수를 받아들였다.

파격적인 결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SK는 곧바로 FA 최정과 김강민, 조동화 등 즉시 전력감을 모두 붙잡는데 성공했다. 그동안 팬들의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아오던 SK 프런트에 찬사가 쏟아졌다.

SK는 다음 시즌 새로운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이만수 감독과의 아름다운 이별 후 김용희 신임 감독 체제로 우승 도전에 나선다. 전력도 그대로다. 역대 FA 최고액 최정이 건재한 가운데 새로운 목표가 생긴 김광현이 계속해서 마운드를 지킨다.

특히 김광현은 아쉬운 결과를 받게 됐지만 팀에 대한 애정이 더욱 깊어지게 된 시간을 보냈다. 일부에서는 정신적 공허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적어도 김광현과 SK에는 해당 없는 사항이 될 공산이 크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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