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스타 외국인, 연예인일까 일반인일까
입력 2014.12.11 11:17
수정 2014.12.11 13:49
터키 출신 에네스 카야 '비정상회담' 등 출연 후 인기
'총각 행세 논란' 대중 뭇매…사생활 보호 갑론을박
“나는 방송에 출연한 일반인이다. 더 이상의 관심은 법적으로 대응하겠다.”
올해 유독 외국인 출신 가수들이나 방송인들의 ‘시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비정상 회담'에 출연해 인기를 모은 에네스 카야 사태가 방송가 또 다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총각행세 논란으로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자신이 일반인임을 주장하고 나서 ‘사생활 보호’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그의 일반인 아내까지 '일방적 보도와 악의적 편집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하고 나서 파장이 거세질 전망이다. 과연 방송에 출연한 이들을 일반인으로 봐야할까. 연예인으로 봐야할까.
‘한밤의 TV연예’가 때아닌 집중타격을 받고 있다. 에네스 카야가 총각 행세 논란으로 시끌시끌한 가운데 그에게 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선 피해녀들의 잇단 인터뷰와 그를 둘러싼 편집 등이 다소 자극적인 부분에만 초점이 맞춰졌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3일 방송된 SBS '한밤의 TV연예'에서는 총각행세 논란에 휩싸인 에네스 카야의 사생활 논란에 대해 집중 보도하며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들과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여성 A씨는 "방송 보니까 2011년에 결혼했더라. 그런데 2011년에도 우리는 꾸준히 연락을 하고 있었다. '에네스는 바람 안피고 가정적인 것 같다'고 여러 사람이 속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글을 올리기로)결정했다"며 에네스의 사생활을 폭로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특히 이 여성은 "시기를 계산해보면 그때는 결혼했었고 아내가 임신 중이었던 때였다. 너무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 B씨는 "메시지를 보면 알겠지만 연인 관계라고밖에 생각할 수밖에 없고 계속 만났고 성관계도 있었다"고 주장하며 에네스 카야와 함께 찍은 사진과 나눈 메시지를 직접 공개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어 10일 방송분 역시 또 다른 피해녀와의 인터뷰를 공개, C씨는 "요구도 많이 했다. 야한 얘기 진짜 많이 한다. 그가 유부남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키스를 하면서 잘해보고 싶다. 7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만났다. 우리는 같이 좋은 미래를 같이 꾸릴 수 있다고 했다. 연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잠자리도 했다"고 폭로전을 이어갔다. 특히 "대면하기도 싫다. 만나고 싶지도 않다. 뿌린 대로 거두는 것. 악의적으로 조작한 것은 없다"고 일침까지 가했다.
여기에 사건 발생 후 법률대리인을 통해서만 공식입장을 취하던 에네스 카야가 인터뷰에 나섰고 그 내용 역시 세간의 뭇매를 맞고 있다.
에네스 카야는 "난 그냥 조용히 있고 싶어서 조용히 있는 것이다. 나는 연예인이 아니었다. 방송 나가는 일반인이었다"면서 "내가 뭘 해도 욕먹는 거니까 가만히 있는 거 아니냐. 힘들고 싶지 않다. 난 힘들만큼 힘들다. 장인, 장모, 가족들 얼굴도 못보겠다"고 호소했다.
그는 "난 총각행세 한 적 없다. 그사람들이 뭘 바라고 뭘 보고 그러는 지 모르겠다. 문자를 주고받은 것 뿐이다. 나머지 부분들도 나는 그냥 법적으로 하겠다. 더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억울함만 호소, 대중은 즉각 그를 비난했다.
이와 관련해 그의 아내는 자신의 SNS를 통해 “며칠 전까지 너무나도 행복했던 우리 가족이 왜 이렇게 됐을까. 지금 저는 살면서 가장 힘든 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라며 “남편에게 많이 실망했고, 서운한 마음에 화도 많이 냈습니다. 정말 극한 상황까지도 생각해봤습니다. 아마 이런 상황은 당사자가 아니라면 짐작하기 힘든 고통일겁니다”라고 힘든 심경을 전했다.
이어 “얼마 전 SBS ‘한밤’에서 밤 10시에 집을 찾아왔습니다. 애기랑 둘이 있었기에 무서워 대답하지 않자 옆집에 가서 인터뷰 요청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다음날 아침 또 다시 ‘한밤’이 찾아왔습니다. 문을 두드리는 바람에 애기가 깼고 놀라서 울자 그 울음소리에 제작진은 우리가 집에 있는지 알고 더 심하게 문을 두드렸습니다. 결국 한밤은 남편을 만나고 나서야 돌아갔습니다”라며 취재 과정을 언급했다.
그는 “‘한밤’이 옆집 사람까지 찾아간 이후로 저희는 동네에 민폐 주민이 됐습니다. 이웃 분들에 죄송해서 얼굴을 쳐다보지도 못합니다. 이미 제 얼굴은 방송에서 공개돼 다시 외출을 하기도 두렵습니다. 지난주 ‘한밤’에서 피해 여성의 인터뷰가 나온 이후로는 제 부모님은 집밖을 다니지 못합니다. 어떻게 한쪽 이야기만 듣고 모든 게 밝혀진 양 진실처럼 방송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번에는 남편 말의 앞뒤를 다 자른 채 자극적으로 편집해 내보냈더군요”라고 일방적 편집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한밤’에는 시청률이 중요하지만 제게는 가족이 더 중요합니다. 저만큼 이번 일에 대해 진위여부를 밝히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진실에 대한 알권리는 제게 우선적으로 있습니다. 법에 물어볼까도 생각했습니다만 이미 방송에서 결론을 내리셨으니 무슨 소용일까요. 여성분들에게도 죄송합니다. 에네스 카야의 잘못된 행동이 오해를 일으키고 상처를 줬다고 생각합니다. 남편은 이번 일로 인해 많은 것을 깨달았을 겁니다. 지금도 반성하고 있으며 자숙하고 있습니다. 제발 지나친 관심은 자제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라며 사생활 보호를 요구했다.
외국인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모으면서 다양한 프로가 양산되고 거기에서 인기를 얻은 스타급들은 CF, 라디오 출연, 타 프로 출연 등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된다. 그로인한 수입 역시 만만치 않다. 연예인들에 준하는 출연료와 CF 모델료, 그리고 무엇보다 대중의 인기를 얻게 된다.
이런 가운데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을 경우, 일반인에 준하는 사생활 보호가 우선돼야 할까 아니면 연예인 등 공인에 대한 알권리가 우선돼야 할까. 인기를 얻을 때와는 달리 '일반인'임을 강조하고 나선 모습이 다소 안타까운 대목이다. 물론 그의 가정은 철저하게 보호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