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회담 에네스 카야 논란과 미수다 허이령
입력 2014.12.02 16:25
수정 2014.12.02 16:31

KBS ‘미녀들의 수다(이하 미수다)’는 초창기 주목받는 불씨였다.
글로벌 출연진의 허심탄회한 이야기가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한국 일부 네티즌은 우리와 다른 정서, 다른 문화에 대해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었다. 사사건건 글로벌 출연진의 행동을 문제 삼기 바빴다.
때문에 미수다 출연진은 갈수록 위축됐고 많은 피해자가 나왔다. 급기야 미녀들의 수다 제작진은 (네티즌의 악플 공격에) 시청자 게시판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대만 출신 허이령 교수도 피해자 중 한 명이다. 허이령 교수는 탁월한 한국어 실력과 놀라운 지식으로 글로벌 토크쇼의 ‘깊이’를 더했다. 그러나 어느 한순간부터 일부 네티즌이 허이령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자초지종은 이렇다. 허이령이 ‘미수다’ 녹화방송날 다소 늦게 출근한 이유에 대해 “일찍 오면 다른 출연진의 화장 시간과 맞물려 마냥 기다리게 된다”며 “효율적인 시간 배분을 위해 녹화 촬영시간에 맞춰 왔다”고 해명한 바 있다.
문제는 방송 그 다음 날 터졌다. 네티즌들이 허이령 미니 홈페이지를 방문해 “한국에 왔으면 한국 정서를 따르라” “좀 더 일찍 출근해서 기다리면 안 되나” “평소에 보여준 언변과 행동이 다른 것 아니냐” “다른 출연진은 할 일 없어서 일찍 출근하나”라는 등의 비난 글이 쏟아졌다.
허이령과 한국인의 정서 차이, 한국사회와 대만사회의 문화차로 가볍게 넘어갈 수 있음에도 일부 네티즌은 악다구니를 쏟아냈다.
그럼에도 허이령은 자신의 방명록 댓글(당시 1000여 개)에 모두 ‘사과 답글’을 달았다. 허이령은 주관이 뚜렷한 인물이고 절대 말과 행동이 다른 출연진은 아니었다.
JTBC ‘비정상회담’ 논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비정상회담 제작진이 시청자 게시판을 비공개로 전환한 이유는 출연진에 대한 ‘악플 공격’이 심했기 때문이다.
에네스 카야(31·터키) 루머도 연장선상에 있다. 한 온라인 게시판에서 ‘총각행세’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직 당사자가 입장을 밝히지 않아 속단해선 안 된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은 에네스 카야가 결혼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에네스가 3년 전 이성 친구를 사귀었다면 문제 될 게 없다.
한양대 정보기술경영학과 학사 출신인 에네스 카야는 2007년부터 방송활동을 시작했다. 2010년 영화 ‘초능력자’에도 출연하는 등 이미 유명 인사였다. 특히, 2009년 터키명장 셰뇰 귀네슈가 FC서울 감독으로 재직하던 시절 ‘통역관’으로 일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터키 총리 통역, 세계적 거장 김기덕 감독 통역까지 맡았다.
에네스 카야는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을 방문, 유가족들에게 터키 전통음식 케밥을 나눠준 바 있다. 에네스는 “여러분의 아픔을 함께 느끼고,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었다. 형제의 나라 한국 기운 내세요”라고 위로했다.
비정상회담 에네스 카야는 미녀들의 수다 허이령처럼 신념과 주관이 뚜렷한 ‘글로벌 친구’다. 속마음을 거침없이 말해 ‘안티’도 매우 많다.
루머는 아직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 총각행세를 했더라도 ‘총각시절’에 그랬다면 문제될 게 하나도 없다. 비정상회담 에네스 카야를 성급하게 몰아세워서는 안 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