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창시자 “수능 오류, 현재 방식으로는 불가피한 일”
입력 2014.11.25 17:11
수정 2014.11.25 18:13
박도순 교수, 25일 라디오에 출연해 수능 문제점 지적
향후 대안에 관해 "수능 중심 선발제도부터 바꿔야"
1993년 최초로 수능을 도입한 박도순 초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고려대 교육학과 명예교수)이 잇따른 수능 오류와 관련해 “현재 방식으로는 불가피한 일”이라고 설명하며 “근본적으로 수능 중심 선발제도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도순 교수는 25일 CBS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반복되는 수능오류의 원인과 수능개편방안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박 교수는 이번 수능시험에서 있었던 복수정답 논란에 대해 “지금의 출제방식이나 출제상황, 활용방식 하에서는 불가피한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출제자와 검토자들에게 주어진 시간이 제한적이고, 보안을 위해 매년 인사가 바뀌어서 출제기술이나 검토기술이 누적되기가 쉽지 않다”고 전하며 “출제자들 역시 1, 2점으로 수험생의 합격 불합격이 결정되는 상황이라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렵다”고 꼬집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수능의 애초 목적은 전국 단위의 평가가 아니었다. 대학에서 학업을 수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언어능력과 논리적 사고력을 다루는 자격시험이었다. 그러나 공교육정상화 기능과 선발고사로서의 성격이 동시에 요구되며 수능이 변할 수밖에 없었다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럴거면 학력고사에서 바꾼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황우여 교육부 장관의 수능개선위원회에 대해서도 "근본적으로 학생 선발방식에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수능시험 개편을 하려면 그 전에 입학전형제도가 어떤 모습일 건가를 좀 명확하게 해야 한다”면서 “대학에서 수능을 선호하는 것은 전국을 대상으로 한 시험이 이것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대학의 서열화, 우수한 학생을 뽑아 쉽게 교육하려는 대학의 성질을 잘 파악해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교수는 “근본적으로는 수능 성적 중심으로 학생을 뽑는 방법이 바뀌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사회가 요구하는 것은 창의적 인재인데 수능이 실제로 그걸 다루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일관성이 부족한 수능출제 방식 또한 출제 오류의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수능이 정권이나 장관 따라 너무 자주 바뀐다”고 지적하며 “대학(입시전형)도 수능을 통해 바꾸려고 하고 고등학교(교육)도 수능으로 바꾸려니까 수능이 일관성 있게 나오기가 힘들다”면서 “수능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능의 성격 등에 관련된 권한을 평가원이나 다른 곳에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교수는 “일관성을 유지해서 문제은행도 만들게 되면 이런 문제가 훨씬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