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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탑산수용소 확장해 ‘요덕’ 수감자 옮기는 이유가...

김소정 기자
입력 2014.10.30 09:58
수정 2014.10.30 10:02

군사 요충지로 사찰 회피하거나 협동농장으로 꾸며 공개 가능성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현실을 고발한 뮤지컬 '요덕스토리' 한장면.ⓒ경기도 문화의 전당

유엔에서 북한인권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에 대형 정치범 수용소를 확장해 건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길주 만탑산 인근에 있는 이 수용소는 여의도 면적의 64배 규모에 달할 정도이며, 이곳에 북한 대표 정치범수용소인 요덕수용소의 수감자들이 이전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국정원은 28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최근 함북 길주 만탑산수용소를 대폭 확장 건설했다”며 “요덕수용소에 감금돼 있던 인원들을 이곳으로 옮기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만탑산 일대는 북한이 그동안 핵실험을 해오던 곳이다. 따라서 북한이 대표 5개 수용소 중 하나인 만탑산수용소를 특별히 확장한 것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길주 만탑산수용소 인근이 핵실험 기지인 만큼 이곳에 북한 전역에 있는 정치범들을 이전시켜 유엔 사찰을 피해가려는 꼼수인 것으로 분석된다”는 판단이 나왔다.

그동안 북한 당국은 “북한에 정치범수용소는 없고, 협동농장만 있다”고 주장해온 바 있다. 따라서 국제사회의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비판을 회피하기 위해 거대한 정치범수용소를 만들고 이 곳을 협동농장으로 꾸며 외부에 공개할 가능성이 커보인다.

장일훈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가 지난 20일 미국외교협회가 주최한 세미나에 참석한 뒤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내 정치범수용소의 존재를 부정하면서 “현장실사도 논의해볼 수 있다”고 밝힌 것과도 무관치 않은 것이다.

이와 함께 “핵실험을 부인하지 않고 있는 북한 당국이 군사적 요충지라는 이유를 들어 만탑산수용소 만큼은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앞서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28일(현지시각) 뉴욕 유엔 본부에서 진행된 유엔총회 제3위원회의 북한인권 상황 조사 보고를 통해 북한의 인권 실태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제출했다.

다루스만 보고관은 “북한의 인권 상황을 ICC에 회부하는 것이 국제사회의 결단을 잘 보여주는 방법”이라며 “올해는 북한 주민들을 구원하고 북한에 정의를 심기 위해 매우 중요한 해”라는 주장도 했다.

하지만 다음날인 이날 다루스만의 보고서에서 ICC 회부 내용이 누락된 사실이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다루스만 보고관이 북한 외무성의 최명남 부국장을 만났으며, 최 부국장이 다루스만 보고관에게 북한 방문을 초청한 사실도 밝혀졌다. 북한이 이번 ICC 회부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김소정 기자 (brigh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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