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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 개혁 여당안 발표, 국회 하루 종일 '진통'

김지영 기자
입력 2014.10.27 17:11
수정 2014.10.27 17:16

새누리당 입장 발표 때마다 공무원노조 '연금개혁 반대' 기자회견

이한구 새누리당 공무원연금 제도개혁 태스크포스(TF) 위원장과 김현숙 원내대변인이 27일 국회 정론관에서 새누리당의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전국공무원노조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교총, 사학연금공대위, 무궁화클럽, 소방발전협의회 등 50여개 단체구 구성된 '공적연금개악저지를 위한 공동투쟁본부' 대표들이 2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새누리당의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새누리당의 27일 공무원연금 개혁안 발표로 국회가 하루 종일 진통을 겪었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의원총회에 보고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을 주축으로 구성된 공동투쟁본부는 기자회견을 열어 개혁안 수용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같은 상황은 새누리당이 개혁안을 발표한 오후에도 그대로 되풀이됐다.

이날 오전 8시 30분 이 원내대표는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공무원연금 문제는 지난한 문제이긴 하지만 피할 수 없는 문제”라면서 “내일 양당 원내대표가 집중 논의함과 동시에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동의를 받아가면서 당론이 형성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회의가 끝난 뒤 새누리당은 공무원연금 개혁 TF(태스크포스) 차원의 개혁안 발표를 예고했다.

이에 공투본은 즉각 반발했다. 전국 17개 시도 공무원노조는 정부의 공무원연금 개혁에 반발해 지부별로 대정부 투쟁을 선언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서울시 공무원노조는 오전 11시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처럼 철권에 의해 이뤄지는 연금 개혁을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후에는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공무원연금 TF의 이한구 위원장과 김현숙 의원은 오후 2시 15분 국회 정론관을 찾아 당 차원의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발표했다. 김 의원이 구체적인 수치와 근거를 들어 공무원연금 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했다면, 이 위원장은 공무원노조에 국익 차원의 이해와 협조를 요청했다.

이 위원장은 “솔직히 이야기해서 이해해달라고 하소연할 수밖에 없다. 아까도 일부러 숫자를 불러줬다”면서 “이대로 가면 2080년도에 2000조원이 들어간다. 2000조다. 그건 감당 못 한다. 그러니까 더 이상 (부담이) 커지기 전에 조정할 수 있게 좀 도와달라고 (공무원노조에) 하소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에 대해서도 이 위원장은 “여러분에게 달렸다. 여러분이 모르는 척을 하면 될 수 없다”면서 “개혁이기에 고통이 따를 수밖에 없고, 해당하는 계층은 심각하게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혜택을 받는 국민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 갭을 메꿀 수 있는 것은 언론이다. 잘 생각해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공투본은 이 위원장의 기자회견이 끝난 지 2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정론관을 방문, 기존에 알려진 개혁안 내용을 토대로 미리 준비한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회견에서 “공무원도 가정 경제를 책임지는 국민의 일원이다. 부자들만 위한 정책의 희생양이 될 수는 없다”면서 “새누리당은 공직사회를 혼란에 빠트리고, 공무원의 끝없는 희생만 강요해 노후를 희망 없는 파산 상태로 몰아가는 공무원연금 개악안을 즉각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공투본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이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공무원연금 개혁을) 강행한다면 공투본은 국민과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절박한 심정으로 공무원 연금 개악 시도에 총파업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 총력 투쟁에 나설 것임을 천명한다”고 덧붙였다.

공투본은 향후 공무원·교직원들을 대상으로 새누리당 개혁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하고, 투표 결과에 따라 새누리당의 전 지역구에서 항의시위를 진행하고 대국민 서명운동에 돌입할 방침이다. 특히 다음달 1일 총궐기대회에서 공무원노조 총파업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신임투표 실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공적연금발전 TF는 새누리당 공무원연금 TF의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중 기자간담회를 열어 노골적으로 공무원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강기정 TF 단장은 새누리당의 개혁안을 ‘하박상박(下薄上薄) 개악안’으로 표현하며 “지금 정부와 새누리당은 각각 다른 개혁안을 당사자인 공무원들과 협의하지 않고 절차를 무시하는 졸속 처리를 강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보내고, (새누리당의 개혁안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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