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봉 잡은 이상민 '산소 같은 감독'될까
입력 2014.10.10 13:59
수정 2014.10.10 15:10
스타 플레이어 이상민, 올 시즌 서울삼성 감독으로 첫발
팀 전력 좋지 못해 우려..외국인 선수 용병술 등 기대
이상민 감독은 현역 시절 ‘산소 같은 남자’로 불렸다. ⓒ 서울삼성
11일 개막을 앞둔 프로농구(KBL)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 가운데 한 명은 서울삼성 이상민 신임 감독이다.
현역 시절 프로농구 역대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로 활약했던 이상민 감독은 삼성에서 2년간 코치를 거쳐 올 시즌 정식 감독으로 선임됐다.
KCC 허재 감독, SK 문경은 감독 등 이상민 감독과 동시대 활약했던 프로선수 출신 감독들이 이제 본격적인 지도자로 나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스타성에서 선배들에 전혀 뒤지지 않는 이상민 감독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이상민 감독의 등장으로 다음 시즌 농구계에 새로운 감독 라이벌 구도가 형성된 것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문경은 감독은 이상민 감독과 연세대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선후배이자 오랜 ‘절친’이다. KCC 허재 감독은 과거 KCC의 프랜차이즈스타였던 이상민의 삼성행 원인을 제공한 악연도 있다.
하지만 선배 감독들의 시작에 비해 이상민 감독이 처한 상황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한때 전통의 명가로 꼽혔지만 이제는 하위권이 더 익숙하다. 이상민 감독 은퇴 이후 더 이상 ‘전국구 스타’는 찾아볼 수 없다.
올 시즌도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다.
전성기는 지났지만 그나마 창의적인 플레이로 숨통을 틔어주던 노장 김승현과 황진원이 모두 은퇴했다. 이정석과 이시준이 있지만 최근 몇 년간 잦은 부상과 기복으로 온전히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기에 불안함이 남아있다. 이관희도 군에 입대했다. 전형적인 3점슈터나 돌파에 강한 슈팅가드가 없다.
이동준과 차재영이 버틴 포워드진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동준은 그나마 삼성에서 꾸준히 득점과 리바운드를 올릴 수 있지만, 기복이 심한 플레이가 마음에 걸린다. 올 시즌 하승진, 오세근, 이승현 등의 가세로 더욱 두꺼워진 토종 빅맨 경쟁을 감안하면 더욱 걱정스러운 게 사실이다.
그나마 믿을 것은 외국인 선수들이다.
이상민 감독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1순위를 얻으며 트라이아웃 때부터 수준급 선수로 평가받은 리오 라이언스를 지명했다. 장신임에도 슈팅능력을 갖춰 내외곽에서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백업인 키스 클랜튼은 패스와 이타적인 플레이에 강하다. 삼성 토종 선수들의 공격력이 그리 시원치 않다는 것을 고려하면 라이언스-클랜튼 듀오가 다방면에서 활약해야한다.
반면 라이언스와 클랜튼 모두 연습경기에서 정통빅맨으로서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토종빅맨으로 신인 김준일과 FA시장의 행운아 송창무가 뒤를 받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외국인 선수들이 골밑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삼성의 다음 시즌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상민 감독은 현역 시절 ‘산소 같은 남자’로 불렸다. 답답할 경기 흐름에서 탁월한 경기운영 능력과 컴퓨터 같은 패스로 활로를 여는 능력이 압권이었다. 후배들을 아우르는 리더십도 매우 뛰어났다.
하지만 위대한 선배와 위대한 감독은 또 다르다. 전형적인 스타 출신 감독으로서 이상민 감독이 선수 시절에 보여준 카리스마를 지도자로서도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