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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자체 발표 인권보고서 ‘핵에는 핵으로’ 공표

김소정 기자
입력 2014.09.17 17:24
수정 2014.09.18 15:28

13일 발표, 총 128 페이지 분량 "미국이 인권 걸림돌" 주장

북한이 지난 13일 자체 발표한 인권보고서에서 ‘핵에는 핵으로’라는 말로 핵보유의 정당성을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의 첫 인권보고서는 총 128 페이지에 달하며, 이 중 제4장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인권보장을 가로막는 주요 난관들’이라는 항목에서 “미국이 공화국과 정전상태만 유지하고 있어 인권보호 증진을 위한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인권보고서는 1968년 북한 원산항 앞 공해상에서 미국의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를 북한 해군 초계정이 납치한 사건, 1976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에서 북한 군이 미루나무 가지치기 작업을 감독하던 미군 장교 2명을 도끼로 사망케 한 사건을 두고 “미국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키기 위한 실례”라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인권보고서는 또 북한이 한반도에서 일으킨 6.25전쟁에 대해서도 “3년간의 전쟁 기간 공화국 북반부에서는 123만여명의 평화적 주민들이 미제 야수들에 의해 무참히 살해되었다”고 주장했다.

또 ‘핵소동’이라는 제목의 항목에서 “조선 민족은 히로시마와 나가사끼에 대한 미국의 핵 공격 피해를 직접 당한 일본사람 다음으로 많은 사상자를 낸 민족이다. 원자탄의 끔찍한 참화를 직접 체험한 조선인민에게 있어서 미국이 조선정쟁 때 감행한 원자탄 공갈은 악몽이었다”며 다소 애매한 주장도 이어갔다.

북한의 보고서는 “공화국에 대한 미국의 핵위협은 부시 행정부 시기에 들어와 더욱 악랄해졌다”며 “남조선에 배비된 핵무기는 배비밀도에서 나토 지역의 5배를 넘으며, 1세대 핵무기로부터 3세대 핵무기인 중성자탄에 이르기까지 각종 핵무기들이 다 전개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의 5장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의 인권보장전망’에서는 “나라의 자주권은 총대에 의해서만 지켜진다”면서 “공화국은 이미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강력한 자위적 국방력을 마련했다.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 국방력을 끊임없이 강화해나가는 것은 공화국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지키며 민족의 강성번영을 위한 확고한 담보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밖에 보고서에는 실제 북한에서 전혀 보장되고 있지 않은 언론과 출판의 자유, 집회와 결사의 자유, 사상과 종교의 자유 등을 누리고 있다고 명시돼 있다. 또 생명에 대한 권리, 고문을 받지 않을 권리, 신체의 자유와 안전에 대한 권리,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이 법률적으로 보장돼 있다고 밝히면서 정치범수용소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다.

따라서 제69차 유엔총회를 계기로 오는 23일 열릴 예정인 ‘북한 인권 고위급 회의’에서 어떤 결론이 도출될지 주목된다. 이번 북한 인권 회의는 지난 2월 발표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보고서에 언급된 북한 인권 문제 최고책임자의 국제사법기관 회부 등 북한 인권 관련 권고 이행에 대한 논의도 진행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또한 북한 역시 발빠르게 인권보고서를 자체 발표하고, 지난 1999년 이후 15년만에 외무상을 유엔총회에 파견하는 등 반박주장을 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김소정 기자 (brigh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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