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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 "의원에게 공손치 못해" 기사 폭행 파문

이슬기 기자
입력 2014.09.17 11:54
수정 2014.09.17 20:32

행인들 "대리기사 때리는 것 말리다가 폭행 당했다"

유가족 측 "일방적 폭행 아냐. 우리도 맞았다" 입원

일부 세월호 유가족이 대리운전 기사와 시비 끝에 폭행사건이 벌어진 것을 보도한 SBS 뉴스 화면 캡처. 사진은 지나가는 행인이 "사람을 이렇게 여럿이 대리면 안되지"라고 말리는 장면.

“술에 취한 4~5명이 남자 한 명을 폭행하고 있다.”, “취객들이 사람을 때려서 거리에 쓰러져 있다.”

17일 새벽 0시 48분경. 서울 영등포 경찰서에 같은 사건으로 112 신고 여러 건이 접수됐다. 여의도 KBS 별관 옆 거리에서 약 10명의 남성들 사이에 격한 몸싸움이 벌어졌다는 것.

이날 단원고 희생자측 세월호 유가족 4명과 김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늦은 시각까지 함께 술을 마신 후 귀갓길에 대리기사를 불렀다. 술자리에는 김병권 가족대책위원장과 김형기 수석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대리운전 기사에 따르면, 유가족과 김 의원이 출발하지 않은 채 30여 분 이상을 지체했고 이에 기사는 “더 못 기다린다. 다른 콜을 받기 위해 가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유가족이 “국회의원에게 공손치 못하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김 의원도 가세해 기사와 말다툼을 벌였다. 아울러 당시 김 의원은 국회의원임을 강조하며 기사의 태도에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유가족이 대리기사의 멱살을 잡으면서 폭행까지 이어졌고, 현장을 목격한 시민 2명이 제지에 나섰으나 이들까지 몸싸움에 뒤엉켰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또 다른 시민이 나서 “한 사람을 이렇게 여럿이서 때리면 안 되지 이 시간에!”라고 다그쳤고, 이에 김 의원은 “나(는) 안 때렸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와 관련, 김현 의원 측에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수차례 했으나 "담당자가 자리에 없다"는 대답만 되풀이했고 후에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대리기사와 현장에 있던 시민 4명을 조사하고, 세월호 유가족에게 사건 경위 등을 질문했지만 유가족들은 묵비권을 행사했다. 유가족 측은 추후 출석 의사만 밝히고 병원 또는 집으로 귀가했으며, 여의도 성모병원을 거쳐 현재 안산 한독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특히 경찰에 따르면, 유가족 측은 “행인 2명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해당 행인들은 “오히려 일방적으로 맞았다”고 강조했다.

싸움을 말리던 행인 A 씨는 경찰조사에서 “유가족들과 함께 있던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이 대리기사 한 명과 말싸움이 붙은 것을 봤다”면서 “이후 유가족들이 대리기사를 때리는 것을 보고 말리려다가 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이날 한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유가족들이 상심해 있을 것 같다며 김현 의원이 저녁식사를 함께하자고 한 것”이라며 “김병권 위원장은 팔에 깁스했고, 김형기 수석부위원장은 치아 6개가 부러지는 등 일방적인 폭행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이어 “무엇보다도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며 “정확한 경위를 파악해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고, 사과할 일이 있으면 사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등포 경찰서 전우관 형사과장은 “피의자 5명 중 3명은 폭행 사실 등을 확인했고 나머지 2명은 아직 확인 중”이라며 “병원에 입원한 피의자들에게 오늘 11시까지 경찰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유가족 측이 경찰 출두에 응하지 않을 경우 체포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며, 폭행에는 가담하지 않았지만 현장에 함께 있었던 김 의원에 대해서도 필요할 경우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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