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병 성기에 발 올리고…"또 다른 윤일병 있었다"
입력 2014.08.04 20:52
수정 2014.08.04 20:54
지난해 6사단에서도 비슷한 가혹행위 있어
가해자 3명 중 2명 전역…인권위 수사 의뢰
육군 28사단 윤모 일병 폭행사망 사건의 파장이 확산하는 가운데 6사단에서도 이와 비슷한 가혹행위가 있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10월 6사단 한 의무부대를 직권조사하여 6개월간 가혹행위가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아울러 인권위는 지난 5월 전역한 가해자 2명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의뢰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군인권센터 등은 지난해 8월 “6사단 의무병으로 근무하던 A(21) 이병이 선임병들로부터 폭언과 폭행, 가혹행위, 성추행을 당했다”며 진정을 제기했다.
조사결과 이 같은 주장은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피해자로 지목된 A 이병은 지난 2012년 10월 의무중대 전입 후 6개월간 선임들로부터 가혹행위를 당했다. 이 때문에 A 이병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진단을 받기도 했다.
특히 지난 2012년 11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함께 파견된 선임 3명으로부터 집중적으로 각종 가혹행위와 성추행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가해자로 지목된 선임병들은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머리박기, 엎드려뻗쳐, 다리털 뭉쳐서 뽑기(일명 ‘개미’), 연병장 돌기 등 A 이병에게 가혹행위를 했다.
양쪽 다리를 잡고 발바닥으로 성기를 문지르는 행위 이른바 ‘오토바이’를 하거나 성기를 베개로 때리는 등의 행위도 일삼았다.
인권위 관계자는 “선임병사에 의해 발생한 행위라는 점에서 더욱 우려되고 보편적인 정서에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치심과 모멸감을 유발한 행위”라며 “군인복무규율과 군형법을 위반, 헌법에 보장된 인격권과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건이 해당 의무대가 독립적 공간에 설치돼 있어 적절한 지휘와 관리감독이 되지 않은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가혹행위·성추행 가해자는 3명 중 이미 기소돼 재판 중인 1명을 제외한 2명은 아무런 조치를 받지 않고 전역했다. 인권위는 검찰총장에게 이들 2명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