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조롱?' 독일, 천박한 우월주의로 영광에 먹칠
입력 2014.07.17 09:05
수정 2014.07.17 10:07
자국 우승 환영회서 아르헨티나-브라질 등 남미 비하 퍼포먼스
축구 실력 최강 인정받고도 엇나간 행각으로 비난 폭주
독일 선수들의 행동은 단지 재미를 위한 퍼포먼스나 축구적인 해프닝 차원을 넘어, 심각한 인종차별적인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행동이다. ⓒ 게티이미지
실력은 승자의 자격이 충분했지만 매너는 그렇지 못했다.
독일 축구대표팀이 ‘2014 브라질월드컵’ 우승 직후 열린 환영식에서 상대국을 비하하는 듯한 인종차별적 행동으로 구설에 올랐다.
지난 15일(한국시각)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열린 브라질월드컵 우승 환영식 무대에서 마리오 괴체, 토니 크로스(이상 바이에른 뮌헨), 미로슬라프 클로제(라치오), 안드레 쉬를레(첼시), 슈코드란 무스타피(삼프도리아), 로만 바이덴펠러(도르트문트) 등 6명의 선수들이 어깨동무를 하고 합창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들은 "가우초는 이렇게 간다"는 노래를 부르며 허리를 숙여 구부정한 자세로 몇 걸음 걷더니, 잠시 후에는 허리를 곧게 펴며 "독일인은 이렇게 간다"고 흥얼거렸다. 지켜보던 관중들은 박수를 치고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환호하기도 했다.
가우초(gaucho)는 아르헨티나 등 남미에서 주로 목동을 일컫는 표현이다. 독일 선수들의 퍼포먼스는 상대적으로 신장이 작은 남미인들을 비꼬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이날 독일 선수들은 한 손을 앞사람 어깨 위에 올리는 동작도 취했는데 이는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브라질 선수들이 그라운드 입장 시 팀의 결속력을 다지기 위했던 움직임을 연상케 한다.
독일은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남미의 양강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연파하고 24년 만에 우승했다. 남미에서 유럽팀의 우승을 차지한 것도 독일이 처음이다. 독일의 자부심과 흥분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승자의 오만함이 곧 패자에 대한 존중을 무시해도 되는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독일 선수들의 행동은 단지 재미를 위한 퍼포먼스나 축구적인 해프닝 차원을 넘어, 심각한 인종차별적인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행동이다. 독일 선수들의 퍼포먼스가 알려지자마자 직접적인 피해대상으로 지목된 아르헨티나 및 남미 언론들은 이를 대서특필하며 불쾌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나치 같은 행동’이라며 비판하며 독일의 아픈 상처인 인종학살의 역사를 들추기도 했다. 슈피겔 등 일부 독일 언론에서조차 자국 대표팀의 행동이 경솔했다고 비판적인 보도를 내놓았다.
독일축구는 분데스리가의 화려한 부활과 이번 월드컵 우승 등으로 다시 한 번 세계축구의 롤모델로 존경받고 있다. 그러나 일부 독일 선수들의 부적절한 행동 그 뒤에 감춰진 천박한 인종우월주의로 인해 스스로의 영광에 먹칠을 했다. 그 오만함이 언젠가 다시 독일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