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넘어 산' 카드사, IC단말기 분담금 합의했지만…
입력 2014.06.17 13:50
수정 2014.06.17 13:54
분담비율 놓고 이견 있었지만, 대형-중소카드사 양보하면서 잠정 합의
은행계 카드사 참여 등 아직 넘어야 할 산 남아
영세가맹점 IC단말기 교체를 위한 1000억원 기금 조성에 분담비율을 놓고 카드사가 잠정 합의하면서 IC단말기 전환 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은행계 카드사 참여 등 넘여야 할 산이 남아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업카드사 8곳은 영세가맹점 IC단말기 교체를 위한 1000억원 기금 조성에 25(균등):75(상대) 비율로 분담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새로 조성되는 기금 1000억원 중 250억원(25%)은 8개 카드사가 균등하게 나누고, 나머지 750억원(75%)은 지난해 시장점유율을 기준으로 분담한다.
당초 여신금융협회는 분담비율을 놓고 카드사 간 이견을 보이자 여신금융협회비의 연회비 산정방식과 같은 50:50으로 분담하는 중재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중소형카드사가 시장점유율이 더 많이 반응되어야 한다며 반발했고, 대형카드사는 중소형카드사도 일정액을 분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결국, 대형카드사가 여신금융협회의 중재안에서 시장점유율을 25%P 더 반영하기로 함에 따라 합의가 이뤄졌다.
소형카드사 관계자는 "점유율이 높은 카드사 고객의 카드가 단말기에 더 많이 사용된다"며 "일반적인 사회공헌기금이 아닌 단말기 교체에 들어가는 비용인 만큼 시장점유율이 더 반영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대형카드사 관계자는 "시장점유율을 얼마만큼 반영하느냐에 따라 십억단위로 금액이 높아진다"면서도 "카드사의 사회적 책임을 고려했을 때 시기적으로 더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해 합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카드사 간 큰 갈등 없이 분담비율을 놓고 잠정 합의했지만, 은행계 카드사의 참여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특히 은행계 카드사면서 체크카드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은 농협카드가 여기에 해당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영세가맹점 대부분 도시와 떨어진 지역이 많다"면서 "또 농촌일수록 농협카드 사용 비율이 높은데, 아무래도 전업계 카드사가 아닌 농협카드도 기금 마련에 어떤 방식으로든 동참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금을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고 사용할지에 대해서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지금 정해진 것은 얼마만큼 내겠다는 분담비율 정도"라고 덧붙였다.
여신금융협회는 관계자는 이와 관련 "농협카드를 포함한 은행계 카드사는 비씨카드를 통해 분담금을 내게 될 것"이라며 "카드사 모두 영세가맹점을 위한 IC단말기 전환 기금 마련 필요성에 큰 이견이 없다"고 대답했다.
한편,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사가 기금 마련에 저항 없이 따라줘 IC단말기 전환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며 "비용손실 없이 영세가맹점에게 IC단말기가 보급될 수 있도록 준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