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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탄' 6.4 지방선거, 진도 앞바다처럼 시계 '0'

이충재 기자
입력 2014.05.15 15:23
수정 2014.05.23 17:04

수도권 판세 한 치 앞 내다 볼 수 없는 혼전에 혼전

영호남 무소속, 텃밭 정당 후보들 위협하며 턱밑까지

"어떠한 변수도 세월호 사태를 능가할 수는 없다."

6.4지방선거를 20여일 앞두고 여야 후보 간 간발의 차로 쫓고 쫓기는 혼전지역이 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흔들린 민심이 앞으로 남은 선거 기간에 어떻게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15일 현재까지 정치권과 여론조사 결과 등을 종합하면 17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서울, 경기, 인천, 충북, 강원 등에서 치열한 접전이 전개되고 있다.

대구, 울산, 경남, 대전, 경북 등 5곳은 새누리당이 한 발 앞서가고 있고, 충남, 전북, 전남 등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여야의 전통적 텃밭지역인 부산과 광주에서는 무소속 후보의 거센 돌풍이 여야후보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민심의 바로미터이자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는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광역단체장 '빅3'를 중심으로 여야간 대결구도가 차츰 야당에 유리한쪽으로 민심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초 '여당 우세'로 평가된 지역에서도 팽팽한 접전양상으로 선거전이 전개 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로 격차를 벌이고 있는 박원순 시장과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세월호 참사 후 격차 벌인 박원순, '보수지지층 결집' 숙제 떠안은 정몽준

서울의 경우 새정치연합이 일찌감치 박원순 시장을 후보로 낙점하고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정몽준 후보를 내세워 현직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는 박 시장을 바짝 뒤쫓고 있다.

정치권과 선거 전문가들은 어느 한쪽의 우위를 장담하지 못했다. 윤희웅 민 정치컨설팅 여론분석센터 센터장은 "정 후보는 이탈한 보수지지층 표를 얼마나 복원해 내느냐는 여부, 박 시장은 야권성향 지지층을 얼마만큼 투표장으로 이끌어 내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기에서는 남경필 새누리당 후보와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10%p 이상 앞섰던 남 후보는 세월호 참사 이후 김 후보에게 추격을 허용한 형세다. 경기도에는 세월호 사고로 수많은 희생자들이 발생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안산이 있다.

인천의 경우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인 송영길 시장이 승리를 예상하고 있었으나 유정복 새누리당 후보의 추격이 시작되면서 오차범위내로 격차가 좁혀졌다.

새누리당, 수도권 '빅3 전패' 위기론…새정치 '세월호 선거에 이용 않겠다'지만

새누리당은 보수결집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당 내에서는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수도권 빅3 전패'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위기론도 함께 나온다. "이런 상황이면 수도권에서 한 곳도 이기기 어렵다", "지방권력을 야당이 독식할 것이다"는 등 우려의 목소리지만, '엄살전략'이라는 평가도 있다.

새정치연합은 외견상 "세월호 참사의 국민적 아픔을 선거에 이용하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내심 파장의 확산과 '실패한 구조'를 집중 부각하면서 정권 심판론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세월호 사고 이후 국민들의 생각이 많이 바뀌고 있다"며 "안전한 국가, 올바른 대한민국을 과연 어느 후보가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국민들께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충청권과 강원에서는 현직인 새정치연합 후보와 도전자인 여당 후보 간 안갯속 판세가 이어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일부 지역에서는 1, 2위 후보의 순위가 바뀌는 등 혼전이 거듭되면서 "선거 당일까지 가봐야 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충청-강원, 야당 현역시장 대 여당 도전자…영호남 '무소속 변수'

특히 충청권에서는 충북지사 선거가 최대 승부처다. 재선을 노리는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이시종 지사에게 '50년지기'인 새누리당의 윤진식 후보가 도전장을 내고 쫓고 쫓기는 초박빙승부를 벌이고 있다.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치고 있다.

충남지사 선거는 새정치연합 안희정 후보가 새누리당 정진석 후보에게 한 발 앞서고 있다. 세종시장 자리를 두고 격돌한 새누리당 소속 유한식 시장과 세종시 건설을 총지휘했던 이춘희 새정치연합 후보가 접전을 펼치고 있다. 현역 프리미엄을 업은 유 시장이 우세라는 전망 속에 이 후보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다.

세월호 참사의 여파를 가장 심하게 받고 있는 지역은 수도권이다. 경기도의 남경필-김진표 후보(사진 왼쪽 첫번째 두번째)의 격차도 현격하게 둘어들었고, 인천의 유정복-송영길 후보는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판세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강원도지사 선거는 새정치연합 소속 최문순 지사와 새누리당 최홍집 후보간 접전 양상이다. 동아일보-R&R 조사(유·무선전화 임의번호걸기, 12~13일 유선전화 RDD. 만 19세 이상 성인 700명씩 조사. 95% 신뢰수준 오차범위 ±3.7%p)에서 최 지사가 37.8%를 얻어 최 후보(33.2%)에게 오차한계 범위 내에서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적극투표층에서도 최 지사(39.6%)와 최 후보(35.5%)의 지지율 격차는 비슷했다. 다만 강원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여당 지지기반이 탄탄한 만큼 표심이 어떻게 나타날 지 주목된다.

영호남 지역에서는 무소속 후보들이 여야 후보들을 위협하고 있다. 전략공천으로 파열음을 내고 있는 광주시장 선거는 새정치연합 윤장현 후보와 무소속으로 출마한 강운태 현 시장과 이용섭 후보가 3파전을 벌이고 있다.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가 당선 고지에 바짝 다가갔지만, 야권 후보들의 단일화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새정치연합 김영춘 후보와 무소속 오거돈 후보의 단일화 여부가 핵심 변수다.

역대 최저투표율 전망 속 여당 '표결집' 야당 '숨은표' 기대

결국 세월호 참사로 '혼전'양상인 선거는 부동표의 향방과 투표율이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투표율이 낮아지면 여당에 유리하다'는 게 정치권의 정설이다.

여야 정치권과 각 후보 진영은 '역대 최저투표율'을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투표율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6.2선거 투표율은 54.5%로 역대 지방선거로는 제1회(68.4%) 이후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당시 야당은 수도권 선거에서 선전하는 등 지방권력을 잡았다.

이와 관련 신율 명지대 교수는 "세월호 참사 여파로 국민들이 아예 선거에 무관심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고,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도 "선거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없어졌고,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은 선거 당일까지 세월호 참사를 어떻게 매듭 짓느냐에 따라 민심도 함께 다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승함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역시 세월호 사태가 상당히 가장 중요한 변수"라며 "어떠한 변수도 세월호 사태를 능가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야당은 "20~30대 부동층의 '숨은 표' 10%가 투표장으로 향할 것"이라고 승전을 기대하는 반면, 여당은 "세월호 사태로 국정혼란을 우려한 50대 이상 연령층의 표 결집이 이뤄질 것"이라며 상반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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