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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윤장현 광주에 꽂자 "낙하산이 새정치냐!"

조성완 기자
입력 2014.05.03 12:38
수정 2014.05.04 00:05

이용섭 "김한길은 광주시민 기만, 안철수는 국민 우롱" 강력 반발

새정치민주연합이 6·4 지방선거 광주시장 후보에 안철수 공동대표의 측근 인사로 꼽히는 윤장현 후보를 전략공천하기로 결정하면서 거센 당내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사진은 지난 15일 오후 광주 서구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시당에서 열린 '광주시당 공천심사위원회'에서 한 지지자가 윤장현 광주시장 후보 지지선언한 국회의원 5명을 '5적'으로 비판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6·4 지방선거 광주시장 후보에 안철수 공동대표의 측근 인사로 꼽히는 윤장현 후보를 전략공천하기로 결정하면서 거센 당내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특히 새정치를 내세웠던 안 대표가 지분 챙기기-측근 챙기기라는 구태정치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또 다시 정치적 타격을 받게 된 것은 물론, ‘새정치 실현’을 이유로 탄생한 새정치민주연합 자체가 휘청거릴 가능성도 커지게 됐다.

이 같은 움직임은 당 내에서부터 불거지고 있다. 광주시장 출마를 선언했던 이용섭 의원은 “안철수의 새정치는 죽었다”며 3일 탈당을 선언했으며, 당내 일각에서는 “결국 새정치는 낙하산공천”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이용섭 “김한길은 통합 빌미로 광주시민 기만, 안철수는 새정치 빙자해 국민 우롱”

박광온 대변인은 지난 2일 밤 최고위원회의 결과 브리핑은 통해 “새정치연합은 당헌 101조 3항에 의해서 광주광역시 광역단체장 선거구를 전략선거구로 선정하고, 후보자로 윤장현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어 “윤 후보는 새정치연합의 확장성에 기여하고, 새정치연합이 추구하는 가치에 가장 부합한 인물이며, 광주의 박원순 시장이 될 수 있는 인물이라는 것이 당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직접 당사자인 강운태 광주시장과 출마를 준비해 온 이용섭 의원은 강력하게 반발, 당의 전략공천 발표 하루만에 탈당을 선언했다.

강 시장은 3일 오전 광주시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비통한 심정으로 잠시 당을 떠난다”며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후보 경선을 무시하고 밀실야합 공천을 강행했다. 민주의 성지 광주를 모독한 반시민적·반민주적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도 곧이어 기자회견을 갖고 “안철수의 새정치는 죽었다”며 “일제강점기 하에서 사랑하는 조국,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해 만주로 떠나야했던 독립군의 심정으로 사랑하는 새정치연합을 잠시 떠나려 한다”고 탈당을 공식선언했다.

그는 “나는 탈당하도록 몰아세운 양 대표의 정치적 보복과 지분 챙기기에 심한 울분과 분노를 느낀다”면서 “결국 김한길은 통합을 빌미로 광주시민을 기만했고, 안철수는 새정치를 빙자해 국민을 우롱한 것”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특히 “이는 우리 정치역사상 가장 구태스러운 정치행태이며, 안철수가 그토록 주장해 온 새정치의 실체가 얼마나 허구인가를 여실히 증명해 주는 것”이라며 “단언컨대 민주주의의 기본을 외면하고 시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현재의 지도부가 있는 한 새정치연합은 결코 새정치도 정권교체의 꿈도 이룰 수가 없다”고 경고했다.

“새정치를 빙자해 사실상 1인 독재 체제로 가려는 1차적 작업”

당 내부에서도 지도부의 전략공천 결정에 대해 반발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20대 총선을 앞두고 김·안 대표의 물갈이 작업이 시작된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지도부는 ‘새로운 광주’를 내세우며 윤 후보를 전략공천했지만, 사실상 안 대표의 지분 챙겨주기라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중 유일하게 광주시장 경선방식만 확정하지 않은 것도 전략공천을 위한 사전포석이었다는 주장이다.

또 세월호 참사로 국민들이 비탄에 빠진 상황에서 지도부가 한밤중에 전략공천을 깜짝 발표하면서 배신감을 느낀 민심이 등을 돌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내 한 재선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새정치가 사실상 낙하산 공천이 돼버렸다”며 새정치의 의미가 변질됐음을 지적했다.

당내 한 관계자는 “새정치에는 지분이 없다고 했는데, 사실상 새로운 지분나누기이고 계파공천”이라면서 “사실상 새정치를 빙자한 1인 독재체제로 가려는 출발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20대 총선 공천에서 물갈이를 해 김·안 대표의 정치적 행보에 걸림돌이 되는 강경세력을 제거하기 위한 1차적 작업”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윤 후보의 광주시장 선거 승리 여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사실상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높은 강 시장과 이 의원이 후보단일화를 할 경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윤 후보가 지난달 16일 “전략공천을 받지 않겠다. 당당하게 경선에 임하겠다”고 밝혔음에도 지도부가 전략공천을 선택한 것을 두고 지도부 스스로 윤 후보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시인한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민주당’이라는 당명을 갖고 출마하지 않으면 선거에서 승리하는 게 힘들었고, 지도부에서도 그걸 바탕으로 전략공천을 한 것 같다”며 “하지만 이번만큼은 윤 후보가 경쟁력이 너무 없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전략공천을 선택한 지도부 입장에서는 윤 후보가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다시 한번 거센 역풍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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